40조원 중고차 판매 나설 완성차 업체는?[중고차 지각변동②]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인증 중고차 사업 준비KG모빌리티 중고차 사업개시 일시정지 상태"사업개시까지 준비" 현대차·기아 절차 밟을수도지난해 중고차 시장 규모 380만대, 신차 등록 2배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가 올 하반기에 중고차 판매를 개시하는 가운데 중견 완성차 제조사들도 속속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는 인증 중고차 판매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가 지난해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하면서 올해부터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중고차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중견업체는 KG모빌리티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월 중고차 사업 진출을 공표한 후 올 하반기부터 판매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지난 15일 정부가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를 내리며 제동이 걸린 상태다. KG모빌리티의 중고차 사업에 반발한 기존 중고차업계가 사업조정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사업조정 제도는 대기업의 사업 진출이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대기업의 사업 범위 축소를 권고하는 제도다. 3년 범위 안에서 사업 개시 시기를 유예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 이 권고에 따라 KG모빌리티의 사업 개시 시기와 규모 등도 결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향후 실태조사를 통해 예상되는 기존 중고차업계의 피해 규모를 조사해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당장 심의위 구성에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KG모빌리티의 중고차 사업 개시는 연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KG모빌리티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중고차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근 중기부에서도 실태조사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며 "사업을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지 여러모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판매 사업이 가능해진만큼 KG모빌리티도 똑같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KG모빌리티의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심의위 권고안이 KG모빌리티에게 유리한 쪽으로 작성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KG모빌리티의 지난해 내수 실적은 6만8666대, 올해 누적 내수 판매량은 3만3211대다. 또다른 중견업체 르노코리아자동차도 중고차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르노코리아관계자는 "중고차 판매 사업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구체화된 시점은 없지만 내부에서 신중히 접근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GM은 중고차 사업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기아에 이어 중견 완성차 업체들까지 중고차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바로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는 380만대로 같은 기간 신차 등록(170만대)의 2배를 넘었다. 연간 중고차 거래액은 30조~42조원으로 추정된다. 일부 점유율만 확보해도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셈이다. 렌터카 업계에서도 중고차 시장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롯데렌탈은 기존 B2B(기업간 거래) 중고차 사업을 연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로 확장할 예정이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지난달 29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승용 중고차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본업인 렌탈 리스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카, 엔카닷컴 등 중고차 플랫폼 업체들도 시장 변화에 대비해 협업 체계를 통한 경쟁력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중고차 사업에 나서면서 중고차 시장 구조는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할 조짐이다. 여론도 대기업 진출에 호의적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이 중고차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찬성했다. 반면 중고차 구매자의 중고차 시장 신뢰도는 14.8%, 매매성에 대한 신뢰는 11.2%에 불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