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 "美, 민간 사상자에 책임져야"…집속탄 지원 비난
"美, 영토 지뢰로 포화시키는 공범 될 것""전쟁 장기화하려는 美 계책…반러 정책""집속탄 지원, 우크라군 반격 실패 증거"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러시아 외무부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국의 집속탄 지원 결정에 민간인 사상자에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8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쟁을 지연시키기 위한 공격적인 정책의 한 예라고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집속탄 지원으로 미국은) 사실상 영토를 지뢰로 포화시키는 공범이 될 것"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포함한 폭발로 인한 사상자에 전적인 책임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기로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결정은 미국의 공격적인 반러시아 정책의 또 다른 노골적인 표현"이라면서 "우크라이나 분쟁(전쟁)을 최대한 연장하고 '마지막 우크라이나인'까지 전쟁을 수행시키도록 고안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 나치가 무차별적인 무기를 조심스럽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확언이 무가치하다는 점을 잘 안다"라며 "점차 더 치명적인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무기 체계가 우크라이나로 보내질 때마다 민간인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집속탄 이전은 우크라이나의 반격 실패를 바탕으로 한 절망의 표시이자 무력함의 증거"라고 날을 세웠다.
나아가 끔찍한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또 다른 '기적의 무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러시아 측의 목표는 완전히 달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을 넣어 넓은 범위에 피해를 주는 무기다. 모 폭탄이 상공에서 터지면 그 자탄이 지상으로 비처럼 쏟아져 '강철비'로도 불린다. 불발탄이 많아 민간인 피해 사례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집속탄의 살상력과 민간인 피해 사례 때문에 지난 2008년 그 사용과 제조 등을 금지하는 집속탄 금지 협약(CCM)이 체결되기도 했다. 당시 협약에는 107개국이 참여했고, 이후 2010년 발효로 국제법적 효력을 보유하게 됐다. 지금까지 총 120여 개 국가와 단체가 협약에 참여했지만,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불참했다. 최근 집속탄 지원을 승인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협약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승인을 내리기 위한 확신을 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항변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막을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가였다"며 "우크라이나가 집속탄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다"고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