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이트진로 과일소주, 日도쿄 '편의점 빅4' 진열대 장악
[K브랜드 in 도쿄①] 진로 소주, 1977년부터 日진출과일 소주로 새 전성기 맞으며 스테디 셀러 등극
[도쿄=뉴시스]주동일 기자 = "여성분들이 주로 많이 드세요. 과일 맛도 나고 달콤한데 취하니까." 지난 8일 '일본의 명동'으로 알려진 도쿄 시부야에서 만난 편의점 로손(Lawson) 점포 아르바이트생 A씨가 현지에서의 과일소주 인기 비결을 말했다. 이날 시부야에 위치한 일본의 4대 주요 편의점(세븐일레븐·로손·미니스톱·훼미리마트)엔 모두 'K주류 선봉장'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가 가득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군 중 하나다. 병으로 된 주류 제품 사이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과일소주가 모든 편의점에 진열됐다. 캔 제품 사이엔 '이슬톡톡'이 눈에 띄었다. 복숭아 소다 리큐르의 원조 격인 호로요이 옆에 이슬톡톡이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한국 주류 산업의 맏형격인 하이트진로그룹은 1962년 국내 최초로 맥주 수출을 한 뒤, 196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소주 수출에도 나섰다. 일본 소주 시장에 진출한 것은 1977년이다. 1979년엔 일본 수출용 진로를 출시하는 등 40년 넘게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해 왔다. 1988년엔 현지법인 진로재팬을 세우면서 대대적인 인지도 확장에 나섰다. 진로재팬은 2012년 5월 현재 사명인 'JINRO Inc.(진로)'로 이름을 변경했다. 1994년엔 한 해 동안 일본 판매량이 100만 상자를 넘어서며 단일국가 기준 최다 수출 기록을 세웠다. 해당 기록은 17년 뒤인 2021년에야 중국 시장에서 경신된다.
1996년엔 일본 시장 내 86개 희석식 소주 업체 중 단일 브랜드로 1위에 올랐다. 2009년엔 일본 내 주류 브랜드 랭킹에서 9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이네켄, 기네스 등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진로가 현지화에 성공한 한국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0년대부터는 소주를 넘어 막걸리 등으로 라인업을 넓혔다. 당시 일본의 주류 시장이 감소하는 점을 고려해 알코올이 많이 들어간 소주 대신 막걸리 등으로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2016년 '자몽에이슬'을 시작으로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 '딸기에이슬'을 출시하고 2022년 '복숭아에이슬'을 선보이며 과일소주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하이트진로 제품 역시 단연 과일소주다. 특히 지난해 미국과 일본 시장 저변 확대에 나섰는데, 미국 시장은 인기 스포츠 종목 후원을 통한 마케팅을 적극 전개하고 일본 시장에선 과일소주 라인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 시장에서 과일소주를 앞세운 것은 2020년대 들어 급속도로 커진 일본 내 과일소주의 인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2020년 일본 소주 수출액은 2019년 대비 23% 증가했는데, 2020년 과일리큐르의 판매 비중은 2019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사실상 2020년부터 과일소주가 하이트진로의 일본 사업을 견인하는 셈이다.
한편 소주와 함께 한국 라면의 인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일본 다이소와 로손 등에선 농심의 신라면이 비치돼 있다. 농심 신라면은 일본에서 보기 드문 '매운 라면'으로 입지를 다지며 스테디 셀러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