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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현실화율 동결…빌라시장 위축 심해지나

등록 2023-11-22 13:37:38   최종수정 2023-11-23 10: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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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기피 현상에 가격 하락…공시가 하락 자명

보증보험 문턱도 높아져 역전세금 마련 어려워

"비아파트 가격산정기준, 아파트와 차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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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용산구 빌라촌. 2023.07.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정부가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동일하게 2020년 수준으로 동결했다. 국민 세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의도인데, 연립·다세대(빌라) 등 비아파트 임대인들은 이번 조치로 울상을 짓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는 '부동산 공시가격 계획 재수립 방안'을 심의·의결하고 내년도 공시가격에 적용할 현실화율을 동결했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의 산정 기준,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제도 수급 자격을 선별하는 기준, 수용 보상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여기에 전세보증보험 가입의 기준으로도 쓰인다.

최근 빌라시장은 전세세입자의 수요가 적어져 새 세입자를 구하기 힘들어졌고, 이에 따라 기존 세입자도 온전히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가격이 떨어진 상태에서 공시가 현실화율이 고정되면서 내년도 빌라 공시가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라 역전세 등 임대차 시장의 혼란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7월 102.7까지 오른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1월 100.3로, 10월엔 98.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과 올 초에 가격 하락기가 있었지만 아파트는 큰 폭의 회복세를 나타낸 데 비해 수요자들이 빌라를 기피하면서 시장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임대차 시장에서도 아파트 선호가 커지면서 전세를 끼고 투자하려는 수요가 일정 부분 차단된 점도 가격 하락의 이유다.

여기에 보증보험의 문턱도 높아져 빌라 임대인들은 기존보다 보증금을 크게 낮춰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기준은 전세가율 산정 시 공시가격 인정비율이 150%에서 140%로 낮아졌고, 전세가율은 100%에서 90%로 강화됐다. 보증금이 공시가의 126% 이하여야 보험 가입이 가능해 진 셈이다.

지유리 전국임대인연합회장은 "공시가 하락이 임대차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넘어 126%룰 자체가 아예 거래를 못하게 차단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국가에서 비아파트 시장을 직접적으로 몰락의 길로 가게 만든 것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희창 전국비아파트총연맹 공동회장은 "공시가가 하락하면 역전세금을 더 준비해야 하는데 이미 가용 가능한 돈을 당겨써 자금을 더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임대인들이 많다"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공동주택 공시가 현실화율이 65%인데 이는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을 섞어놔서 그런 것이고 비아파트의 주택가격산정기준은 아파트와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감정평가업체를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해 후순위로 밀린 감정평가서 우선적용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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