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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분노와 밈 '서울의 봄' 1000만 만들었다

등록 2023-12-24 08:28:01   최종수정 2023-12-27 13: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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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24일 1000만명↑ 역대 31번째

코로나 사태 후유증에 비수기 악조건 뚫어

연출·연기 모두 빼어나 높은 완성도로 승부

완성도 촉발 입소문 밈 타고 폭발적 흥행

분노한 2030세대 소셜미디어로 입소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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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영화 '서울의 봄'이 24일 개봉 33일째 1000만 관객 고지를 밟았다. '범죄도시3'에 이어 올해 2번째이자 역대 31번째, 한국영화로는 22번째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범죄도시2'(1269만명) '아바타:물의 길'(1080만명) '범죄도시3'(1068만명)에 이어 4번째다.

◇역대 31번째, 한국영화 22번째, 코로나 사태 이후 4번째, 올해 2번째

'서울의 봄' 1000만은 극심한 코로나 사태 후유증을 겪던 한국영화계 상황은 물론이고 비수기 개봉이라는 악조건을 뚫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작품이 1000만 관객을 달성하기까지 결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했던 게 높은 완성도라는 점도 한국영화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현대사 비극을 극화한 어두운 작품이고 결말이 정해져 있는 작품인데도 이처럼 이례적인 흥행을 할 수 있었던 건 연출과 연기 등 영화 전반의 빼어난 만듦새가 결국 폭발적인 입소문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배급사 관계자는 "1000만 영화가 되는 데는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어쨌든 입소문의 시작은 잘 만든 영화라는 점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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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의 승리

영화계는 '서울의 봄'이 감독과 배우가 동시에 최상의 결과물을 낸 작업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우선 이 작품이 김성수 감독 최고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서울의 봄' 최대 약점은 거의 모든 관객이 결말을 알고 있을 정도로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인 순간을 영화화했다는 점이었다. 결말을 알고 있는 만큼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를 극복했다. 실제 역사를 충실히 구현해낸 것은 물론이고 극적 재미를 위해 일부 허구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더하고, 정확하고 속도감 있는 편집으로 알고 봐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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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탁월한 연기로 김 감독의 연출을 뒷받침했다. 황정민·정우성 두 주연 배우는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뛰어난 연기를 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열연하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극적 긴장감을 끌어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 했다. 빼어난 연기력으로 정평이 난 배우 수십명이 조연을 자처하며 출연해 몰입감을 높인 것도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에 스타 배우가 대거 나왔는데도 망한 영화가 얼마나 많나. '서울의 봄'은 단순히 황정민과 정우성이 나와서 관객이 반응한 게 아니라 황정민과 정우성이 연기를 너무나 잘했기 때문에 관객이 좋아해준 것"이라며 "요즘 관객은 퀄리티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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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의 승리

완성도가 1000만을 향한 입소문을 촉발했다면, 이 입소문을 타고 생상된 각종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은 '서울의 봄' 흥행세에 폭발력을 더했다. 전두환이 모티브가 된 캐릭터 '전두광'과 그 일당의 만행이 '분노'라는 키워드로 결집했고, 이 단어가 밈이 돼 소셜미디어에 깔리기 시작하자 더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봄' 밈은 초반엔 '심박수 챌린지'로 시작해 전두광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이 무대 인사에서 반복해서 사과를 하는 영상으로 이어졌다. 전두광 얼굴에 수많은 구멍이 뚫인 포스터가 화제가 됐고, 영화를 보고 나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라는 의미로 두더지 머신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에피소드들이 소셜미디어에 한 데 뒤섞이면서 '서울의 봄'을 1000만 영화로 밀어 올렸다. 이 영화 관객 56%는 12·12 군사 쿠데타에 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2030세대였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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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주말 관객수는 첫 주 149만명이었다가 둘째 주엔 170만명, 셋째 주엔 150만명이었다. 첫 주 가장 많은 관객이 찾고, 둘째 주부터 관객이 감소하는 일반적인 패턴과 반대였다. 입소문이 점점 거세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서울의 봄'은 개봉 넷 째주(11~17일) 관객수도 196만명으로 200만명에 육박했다"며 "입소문이 잦아들지 않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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