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이대로 가면 '생존의 문제'…지구가 아프면 생기는 일들
['중환자' 지구①] 작년 평균 기온 역대급…폭우 빈번열대·아열대성 어류종 증가…'코브라과' 출몰 하기도"재난 점점 더 늘어날 것…기후위기 공감 형성 중요"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심화되면서 한파, 폭염, 폭우 등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자연 재해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구 온도를 줄이지 못하고 이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될 경우,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 받을 위기에 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4일 미국 제5차 국가기후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태어난 사람은 1965년에 태어난 사람에 비해 지구 온도가 1.5℃ 상승할 경우 산불 1.3배, 가뭄 1.4배, 폭염 2.1배를 더 겪는다. 지구 온도가 2℃ 오르면 2020년생이 겪을 재해 위험은 산불 1.6배, 홍수 1.4배, 가뭄 2.1배, 폭염 3.8배이며 지구 온도가 3℃ 더 오르면 이 위험도는 산불 1.6배, 홍수 1.7배, 열대 저기압 2.2배, 폭염 4.7배에 달한다. 이상기후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진행 중이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13.7℃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평균 기온 수치 상위 5개년 중 5위인 1998년을 제외하면 1~4위가 2016년 이후에 기록될 정도로 최근 온도 상승이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기습적인 북극발 한파와 폭설이 몰아쳐 전국에 경보가 발령됐다. 수도권 동파와 항공기 결항, 시설물 피해 등도 동반됐다. 폭우도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중 하나다. 2020년에는 장마 기간이 무려 54일에 달하는 등 역대 최장 기간 비가 내렸고 2022년에는 강남역과 같은 도심 한복판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기록적 호우에 재난 대응을 위해 투입됐던 고(故) 채수근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비극도 발생했다. 이 같은 이상기후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중국은 연일 최저 기온을 경신하는 강추위가 지속되고 있고 독일도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 강설량을 기록했다. 호주와 영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또 국립공원공단에서 조사한 결과 열대·아열대성 해양 생물이자 코브라과의 해양 파충류인 넓은띠큰바다뱀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인근 해역에서 확인됐다. 영어로 'korean pine'으로 불리는 잣나무의 국내 적합 서식지가 이번 세기 말인 2100년에는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후변화는 자연 재해나 생태계 교란 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도 위협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인 IPCC에 따르면 사막화 및 토양 황폐화 영향으로 식량 공급망이 불안해져 2050년에 주요 곡물 가격이 23%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식량 안보 정보 네트워크(FSIN)가 발간한 '전 세계 식량 위기 보고서'에서는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태로 식량 지원이 긴급한 인구가 2018년 1억1300만 명에서 매년 늘어 2021년 1억93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임철희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기후위기센터장은 "기후위기에 현실감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최근에 있었던 침수 사건이나 홍수, 폭염과 같은 재난이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라며 "기후위기에 대해 공감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