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제휴도 못 잡은 OTT 요금 인상…정부 압박 커질까
KT,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구독료 9450원→1만3900원결합요금제로도 OTT 구독료 인상 억제 효과 미미"해외 OTT 협조 안하면서 토종 OTT 역차별 피해 우려"
정부는 현재 구독료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등 과도한 시장 개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결합요금제 확대를 '스트리밍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방지책 중 하나로 보고 이동통신사, OTT 업체들을 만나 의견을 구했다. 하지만 OTT 업체들이 구독료 자체를 올리면, 통신사 결합 상품 가격도 덩달아 인상될 수 밖에 없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가 인상된 것처럼 해외 OTT는 우리 정부의 구독료 경감 유도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결국엔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OTT 구독료 인상→결합상품 요금 인상은 자연스러운 현상"
KT가 밝힌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 이유는 제휴사(유튜브) 사정이다. 유튜브가 지난해 12월 프리미엄 구독료를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올렸는데 KT도 이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KT 따라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상품 가격을 인상할 전망이다. 두 통신사는 우주패스(SK텔레콤), 유독(LG유플러스) 등 별도 구독 플랫폼으로도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월 이용료는 현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보다 4000원 저렴한 9900원으로 배스킨라빈스 등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두 통신사는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상품에 대해 월 9000원대에 구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내부 사정에 따라 예고 없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제휴사 상황에 따라 이용료가 바뀌는 건 막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통신사 제휴 OTT 구독료가 인상된 건 유튜브 프리미엄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12월 베이식(월 9500원) 멤버십 신규 가입을 중단하면서 KT 제휴 넷플릭스 최저 구독료도 월 85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올랐다. 베이식보다 한 등급 높은 스탠다드 멤버십 기준으로 적용된 탓이다. 티빙, 디즈니플러스도 지난해 말 구독료를 올리면서 관련 통신사 제휴 구독료도 제휴사 요금 정책에 맞춰 바뀌었다. ◆"티빙·웨이브만 안 올려도 절반 성공?…토종 OTT만 죽이는 꼴" 정부는 OTT 업체를 압박해 구독료를 인위적으로 낮추진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목표대로 OTT 구독료 부담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인상 의지를 막을 수 밖에 없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 우려, 가격 통제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OTT 업계가 정부 뜻에 동의할 지도 관건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는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OTT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요금 정책을 펼치는 해외 OTT가 국내에서만 요금 정책을 별도로 펼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정부가 인상 억제 압박에 나설 경우 이에 시달릴 업체는 토종 OTT일 것"이라며 "주 매출원인 구독료를 올리지 않으면 늘어나는 콘텐츠 투자·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OTT 이용자 대부분은 넷플릭스 구독자다. 토종 OTT만 막고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OTT 구독료 인상을 막지 못하면 지금의 압박은 구독료 부담 경감은커녕 토종 OTT만 죽이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발간한 '202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유료 OTT 이용률 1위는 넷플릭스(35.7%, 중복 응답)다. 유료 OTT 이용률이 43.9%인 점을 감안하면 유료 OTT 이용자 중 81.3%가 넷플릭스를 구독한 셈이다. 유튜브 프리미엄(6.6%)은 3위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결국 이용률이 높은 해외 OTT를 잡지 않으면 정부 의도가 무의미한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