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옥죈 규제부터 'C커머스' 침공까지 위기감↑[이마트 新경영쇄신①]
신세계건설 실적 부진 여파에…작년 연결 영업손 469억 첫 '적자전환'대형마트 규제 여전히 발목잡아…中알리 등 온라인과 차별화 과제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지난 12년 간 대형마트를 옥죄오던 규제부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국내외 이커머스들의 급성장까지 대형마트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업계 1위'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내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0.5% 늘어난 29조472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연간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1875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그룹 건설계열사 신세계건설의 부진이 지난해 실적에 영향을 미쳤는데, 이마트가 놓여있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7% 감소했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1993년 11월 문을 연 이마트는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로, 쾌적한 쇼핑 환경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당시 소비트렌드를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로 바꿔놓았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졌고, 이에 정부와 국회는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했다. 현재까지 대형마트는 한 달에 2번 의무적으로 휴업을 해야 하며, 휴업일에는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운영을 할 수 없다. 영업을 못하는 휴일이나 새벽시간에는 온라인 배송도 하지 못한다. 다만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의무 휴업 요일을 변경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규제 도입 후 전통시장을 활성화 하기 보단, 오히려 대형마트를 위축시켰단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한 2012년 3월만 해도 대형마트가 '유통공룡'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을 기점으로 소비트렌드가 이커머스로 이동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상징과도 같은 신선식품을 이커머스의 대표주자인 쿠팡과 컬리가 당일·새벽배송 유행을 이끌었고, 편리함을 맛본 소비자들이 마트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지난 1월 판매액은 3조2683억원 추산된 반면, 온라인쇼핑몰의 거래액은 20조2801억원에 달했다. 국내 소매시장의 온라인 침투율은 2014년 21.5%에서 지난해 45%로 상승했다. 이마트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지마켓과 쓱닷컴(SSG닷컴) 온라인 계열사와 함께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지만 경쟁이 날로 격화하는 양상이다. 국내 대표 온라인 경쟁사인 쿠팡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C커머스'(차이나 커머스)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진격해 대한민국 유통업계 판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해외직구 사업을 해 온 구영배 대표의 큐텐그룹도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AK몰(애경그룹 AK플라자 온라인몰)까지 잇따라 사들이며 몸집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종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성비와 소량 식품군을 내세운 편의점에도 밀리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는 C커머스 등 온라인몰과 차별화한 오프라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