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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역전세·전세 사기에…경매로 넘어가는 빌라들

등록 2024-04-07 06:00:00   최종수정 2024-04-09 09: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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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기피 심화]②

서울 빌라 경매 진행건수 월별 1000건대

수요 낮아 유찰 거듭…경매 물건만 쌓여

고금리·역전세에 빌라 임의경매도 증가

"전세가율 높고, 수요 낮은곳 경매행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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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 밀집지역 모습. 전세사기에 대한 공포로 내림세였던 빌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다시금 오르고 있다. 2024.03.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올해 들어서도 경매로 넘어가는 다세대·연립주택(빌라)이 늘고 있다.

고금리와 역전세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집주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임차인들이 경매를 신청한 물건도 쌓이고 있다.

7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빌라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가세다.

서울 빌라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 2022년 월 평균 449건이었지만 2023년에는 월 평균 945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8월에는 경매 진행 건수가 1095건으로 처음으로 1000건대를 돌파했다. 올해도 ▲1월 1290건 ▲2월 1182건 ▲3월 1048건 등으로 매월 1000건대를 기록하고 있다.

경매로 넘어오는 빌라는 늘고 있지만 유찰이 거듭되면서 낙찰률은 여전히 1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경매가 진행된 빌라 10채 중 한 채만 겨우 낙찰된다는 의미다. 올해 1월 서울 빌라 낙찰률은 14.9%를 기록했고 2월에는 9.8%로 떨어졌다. 3월에도 13.6%에 그쳤다.

올해 전세사기 피해로 경매에 부쳐진 빌라(오피스텔 포함)도 1만건을 넘어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1~3월 전세사기 피해로 경매가 진행된 전국 주거용 빌라·오피스텔은 1만1951건으로 집계됐다. 낙찰률은 18.4%,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63.9%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매매나 임대차 시장에서 빌라가 외면을 받고 있다 보니 경매 시장에서도 수요가 적은 편"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빌라를 낙찰받아도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다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유찰을 거듭하는 물건도 많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집주인이 고금리와 역전세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오는 빌라도 많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분석에 따르면 담보권 실행을 목적으로 한 빌라 임의경매 건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의경매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근저당권 또는 전세권 등의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해 담보의 목적물을 경매로 매각한 다음 그 매각대금에서 채권을 회수하는 강제집행 절차를 말한다.

부채나 이자를 감당하지 못했거나 전세금 반환에 실패한 빌라 임대인의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고 있는 셈이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의 빌라 임의경매 건수는 2022년 667건에서 2023년 818건으로 22.6% 상승한데 이어 올해 2월 현재 192건을 기록 중이다.

특히 빌라가 밀집한 강서구의 임의경매 건수는 2023년 140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경매 건수를 기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입주 물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줄면서 전셋값 오름세와 저가 급매물에 대한 매입 수요가 일부 유입되고 있는 아파트 시장과 달리, 빌라 시장은 수요 회복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전세가율이 높고, 매입수요 유입이 더딘 지역 위주로 다세대·연립주택의 경매진행 건수는 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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