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침대에 에어컨 없는 '저탄소 친환경' 올림픽[파리올림픽 D-100④]
사상 첫 야외 개회식…센강서 보트로 선수단 행진에펠탑·그랑팔레 등 파리 랜드마크를 경기장 활용
친환경을 외치며 도쿄올림픽에 사용됐던 '골판지 침대'가 다시 파리올림픽에서도 등장한다. 침대 프레임을 골판지 재질로 설계하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깔았다. 도쿄올림픽 당시 조직위원회가 주문 제작한 이 침대는 200㎏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홍보했는데, 도쿄올림픽 당시 각 나라 선수는 나무가 아닌 종이 형태의 골판지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매트리스 위에서 여러 명이 뛰는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파리올림픽은 골판지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250㎏ 하중을 견디도록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판지 침대가 들어서는 파리올림픽 선수촌에는 실내 에어컨도 없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건축 과정부터 목재와 같은 바이오 소재를 썼으며, 전기 공급원으로 지열과 태양열 등 청정에너지를 활용한다. 또 건물 배치와 크기를 다양화해서 건물 간 공기 순환을 촉진하는 자연 냉각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폭염에도 내부 온도가 바깥보다 섭씨 6도가량 낮게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1만500여명의 참가 선수는 센강 위에서 160여 척의 보트를 타고 퍼레이드를 한다. 전통적인 경기장 입장 대신 수상 행진이 펼쳐진다. 보트는 파리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6㎞를 흘러 에펠탑 건너편의 트로카데로 굉장에 도착한다. 이어 트로카데로 굉장에서는 화려한 축하 무대가 이어진다. 파리시는 테러 등을 우려해 개회식 관람객을 30만 명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강 바로 앞에 위치한 곳이 유로, 그 뒤편은 무료다. 파리올림픽은 친환경을 위해 올림픽이 유치되면 들어섰던 대형 경기장 대신 관광 명소와 전시장, 공공 체육 시설 등을 재활용한다. 이 중 일부는 100년 이상 된 건물이다.
또 에펠탑 아래 샹드마르스 광장엔 2개의 임시 경기장이 들어서 유도와 레슬링 경기가 펼쳐진다. 수영 종목이 열리는 조르주 발레리 수영장은 1924년 올림픽 때 쓰인 곳이기도 하다. 샹젤리제 거리와 튀를리 정원 사이의 콩코르드 굉장에선 이번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브레이킹과 스케이트보드 등이 열린다. 42.195㎞를 달리는 마라톤은 파리시청인 오텔 드 빌에서 출발해 그랑 팔레,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앵발리드 등 파리 명소들을 지난다.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의 절반 수준으로 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친환경 올림픽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파리 시내 곳곳을 활용하면서 주요 명소는 임시 벽과 울타리 등 건설 자재와 장비들이 점령한 상태다. 저탄소 올림픽을 위해 자전거 도로를 만드느라 기존 차량 도로가 막혔고, 지하철 확장과 선수촌 등 일부 시설 공사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처럼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올림픽이 열릴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