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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한국…'면허 반납' 말고 대책 없나[고령운전③]

등록 2024-04-27 09:00:00   최종수정 2024-04-29 11: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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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면허 반납 제도 실효성↓

조건부 면허 제도 도입 논의 중

"고령운전 규제 아닌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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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지난해 10월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로교통공단 '어르신 교통사고 Zero 캠페인'에서 어르신들이 고령운전자 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고령운전자표지는 추후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법제화 될 예정이다. 2023.10.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한국이 빠르게 나이 들며 고령자 운전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해 있지만 고령자 면허 반납 제도 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요원한 상태다. 면허 반납률이 미미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조건부 면허 제도나 보조 장치 부착 지원금 등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통계청 '2024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19.2%로 국제연합(UN)이 고령 사회의 기준으로 규정한 14%를 상회한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며 고령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극소수만 면허를 반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청 '최근 5년간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 및 반납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운전면허를 자발적으로 반납한 고령 운전자는 전체 고령 운전자 474만7426명 가운데 2.4%(11만2896명)에 불과하다. 이외의 모든 연도에서도 반납률은 2%대에 머물러 있다.

이같은 운전면허 반납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조건부 면허 제도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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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2019년 2월15일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의 모습.  2019.02.15. [email protected]

경찰청은 올해 마무리를 목표로 '조건부 운전면허제도 개선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가상현실(VR) 기반의 위험예측능력 평가로 고령자의 운전 능력을 판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한적인 운전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고령 운전자의 역량을 VR이 아닌 실차 주행으로 평가해야 정확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고령자 운전면허 관리제도의 해외사례와 시사점'을 발간하고 외국의 경우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고 실질 운전 능력을 보기 위해 의료 평가와 실차 주행 평가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고령 운전자 관리를 위해 대부분 주가 면허 갱신 주기를 단축하고 의료 평가와 도로 주행 시험, 제한 면허 제도를 운영한다. 일본은 교통 법규 위반 전력이 있는 7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임시 인지 기능 검사와 실차 평가를 실시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한국도 실차 평가에 관해 논의해 고령자의 이동성과 교통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고령자 운전을 규제하는 게 아니라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효석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 연구원은 "첨단 안전장치인 AEBS를 장착한 고령 운전자 차들의 추돌 사고 감소율이 높았다"며 "AEBS가 노화로 인한 신체 능력 저하를 보완해 준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장 책임 연구원은 "조건부 면허는 면허를 관리하는 제도로 규제를 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고령층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제보다는 지원을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AEBS나 과속 패달 조작 방지 장치 등 보조 장치를 부착하도록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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