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나서야 한다"…'제2의 중동 특수' 기회로 잡자(종합) [뉴시스 중동 포럼]
2024 뉴시스 산업 포럼 '제2의 중동 붐' 모색"건설부터 디지털 분야까지 동반자적 관계 유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정부는 기업과 원팀이 돼 제2의 중동 특수를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제2의 중동 붐 실현을 넘어 중동 국가와 함께 제3국으로 공동 진출하는 전략도 모색해야 한다"(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제2차 석유 및 가스 붐을 맞아 한국 기업들에게 완벽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겠다"(칼리드 이브라힘 알하마르 주한 카타르 대사) 1970년대 한국이 경제 기적을 이룩한 것처럼 중동과 한국이 손을 맞잡고, 중동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업 대변혁에 함께 올라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민영통신사인 뉴시스가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개최한 '제2의 중동 특수를 위한 기업들의 기회와 도전' 포럼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재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제2의 중동 특수를 잡자고 강조했다. 이 포럼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에너지·인프라·플랜트·첨단사업 등에서 한국의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는 중동의 산업동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도전과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축사에서 "중동 국가들이 원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 뿐일 것이다"며 "정부는 기업과 원팀이 돼 중동과의 경제 협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제2의 중동 특수를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포럼에서 아랍어로 동반자를 의미하는 '라피크'를 언급하며 중동에서 제2의 특수를 잡자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중동은 국내 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가장 믿음직한 파트너"라며 "제2의 중동 붐 실현을 넘어 중동 국가와 함께 제3국으로 공동 진출하는 전략도 모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칼리드 이브라힘 알하마르 주한 카타르 대사는 한국의 적극적인 중동 진출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놓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제2차 석유 및 가스 붐을 맞아 중동에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에게 완벽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초청 강연에선 최근 중동의 제조업 투자에 발맞춰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전자 등 기존 주력 제품은 물론 디지털·수소 등 선도 사업을 앞세워 현지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아프리카중동팀장)은 '중동 산업경제 동향 및 투자 유치정책'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최근 중동에서 미중 경쟁은 더 심화되고 있고 산업 구조도 바뀌고 있다"며 "한국의 중동 진출 업종이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 부연구위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바이오, 모빌리티, 항공우주 전략이 육성되고 있고 특히 첨단 제조업 및 인공지능(AI) 육성이 활발하다"며 "중동 국가들은 탈석유화를 해야 하는 만큼 양국 간의 투자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망 협력 분야로는 수소·신재생에너지·모빌리티·항공우주·자율주행 등에 대한 수요가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했을때 한국 기업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 만큼 정부와 민간, 학계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제2의 중동붐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기모 세계한인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중동의 외국인 친화 정책이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상근부회장은 '한-중 파트너십 : 새로운 변화,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나선 강연에서 "한국은 탁월한 산업 능력과 국제 정치 영향력을 보유한 만큼 중동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이 중동의 그린 에너지 전화에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상근부회장은 "한국은 수소에 대한 토탈 밸류체인을 갖고 있어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도 중동과 협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미리 중동에 진출해 그린 수소와 핑크 수소 같은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했다. 박원균 현대차 아중동권역본부 상무는 현대차가 사우디아라비아 신공장 건설을 유치한 사례를 통해 현지 내수 판매량을 늘리고 향후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현대차는 어떻게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에 성공했나'라는 주제로 현대차의 사우디 진출 배경 등을 소개하며 현대차그룹이 사우디에서 상당한 지위를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사우디 판매량은 12만5209대로 이는 토요타(24만4937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사우디의 전기차 시장 가능성도 주목했다. 박 상무는 "사우디는 2030년 연간 50만대 규모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수도 리야드의 차량 30% 이상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라며 "당사는 전기차를 포함해 연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반조립제품) 공장을 세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가 사우디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눈앞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다"면서 "신공장은 아중동 지역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나아가 중동에서 확장된 사우디 가치 사슬 안에 현대차가 위치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시스 경영진은 다가올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중동 곳곳에서는 벌어지는 국가 대변환 프로젝트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선근 뉴시스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50년 넘는 긴 시간 한국과 중동 지역은 크고 작은 건설 공사에서 첨단 디지털 분야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에서 친밀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제 전 세계인에게 이 지역이 또 다른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20년전 두비아의 대변혁을 직접 목격한 경험담을 소개하며, "20년이 지난 지금 중동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대변혁을 한국이 꼭 기회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중동 국가들이 그간 맺어왔던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해 간다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중동의 미래를 함께 그려갈 수 있다"며 "두바이의 혁신 모델은 방향과 내용을 조금씩 달리 하면서 중동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염영남 뉴시스 대표이사도 "중동 대부분 국가들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맞아 산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며 "특히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단기간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중동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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