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끌고 車·조선 밀고' 수출 플러스 약발 받나[장밋빛 성장률②]
수출 7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반도체 56%↑무역수지도 106억弗 흑자…5년 만에 최대치美·中 수출 악재 없다…호조세 계속될 전망산업부, 무역보험 255조 공급 등 전방위 지원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보다 13.8% 증가한 562억6000만 달러(78조326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힘을 낸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반도체 수출은 99억6000만 달러(13조8145억원)로 전년 대비 56.1%나 증가했다. 역대 4월 기록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67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디스플레이 수출 역시 전년과 비교해 16.3% 늘어 두 자릿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주액 기준 세계 1위를 탈환한 조선 분야에서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졌다. 선박은 5.6% 증가해 9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수출이 호조세이지만 고유가 상황으로 인해 에너지 수입이 늘어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실제로 4월 에너지 부문 수입은 125억 달러(17조33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스(21.9%)와 원유(17.8%) 순이다. 비(非)에너지 수입 역시 2.9% 증가한 422억3000만 달러(58조5730억원)였다. 우려와 달리 무역수지는 15억3000만 달러(2조1221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수입 증가분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올해 1~4월 무역수지 흑자 누적 규모는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 적자의 103억 달러(14조2861억원)를 초과하는 106억 달러(14조7022억원)다. 지난 2019년 동기간(126억 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이 같은 호조세는 상반기까지는 안정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업계 업황이 상승세인 '업턴'에 접어들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을 절반 넘게 담당하는 미국·중국·아세안에 대한 수출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1분기 GDP가 예상치보다 다소 낮게 나왔으나 정부 지출이 줄었을 뿐, 고용지표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소비는 활황세라는 분석이다. 중국 역시 1분기 5% 넘는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점이 우리나라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아세안 수출 실적의 경우 미국·중국 경기와 IT 업황과 연동되는 측면이 있어 이 역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서진교 GS&J 인스티튜트 원장은 "미국 경기가 (상반기까지는) 계속해 호조일 것으로 보이고, 대중 수출도 중국 경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당분간 계속해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역시 "중국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완전히 침체를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안정세에 접어들며 소비·투자 등이 전반적으로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호조세인 수출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업부는 올해 무역보험 255조원 중 IT(50조원), 유화·철강(40조원), 자동차·이차전지(33조원), 기계·선박(13조원) 등 주력 수출업종에 136조원을 공급한다.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지난 1월 제정된 미래차부품산업법이 오는 7월 시행될 수 있도록 미래차 부품기업 지원사업 범위·절차 등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차세대 고성능·고효율 미래차부품 기술개발에 올해에만 442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에는 올해 1910억원을 투입하고, 특히 차세대 기술인 무기발광 분야에 202억원 예산을 투자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산업부는 주요 수출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 관계당국을 만나 수출기업 애로사항 해소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 테네시주 주지사에게 우리 기업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혜택을 차별 없이 받고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살펴봐 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 랴오닝성 서열 1위인 하오펑 당서기와 만나서는 우리 기업들에게 예측 가능한 경영 여건이 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