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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키우고 부모 부양한 60년대생…정작 본인은 '고독사' 걱정

등록 2024-06-03 06:00:00   최종수정 2024-06-03 10: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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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돌봄과 미래, 980명 대상 인식 조사

15%는 부모·자녀 이중 부양…월 164만원 지출

돌봄 주체 '나' 61%, 국가 17%…자녀는 3% 뿐

은퇴 연령 67.3세…81%는 퇴직 후에 소득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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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해 11월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한 어르신이 코레일톡 활용 기차예매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3.11.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부모 세대인 1960년대생은 그들의 부모와 자녀를 돌보며 이중 부양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노년에는 고독사를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년 돌봄 장소로는 집이 병원보다, 주체로는 국가가 자녀보다 높게 나타났고, 70%는 현재 일을 하고 있었으며 월평균 26만원을 여가 생활에 지출하고 있었다.

3일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55세부터 64세까지 전국 60년대생 성인 남녀 980명을 대상으로 한 돌봄 실태 및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흔히 '386세대'로 불리는 60년대생은 전체 인구의 16.4%를 차지하는 최대 인구 집단이다. 이들 중 일부는 초고령 사회가 예고된 내년에 65세가 돼 법적 노인 세대로 진입한다.

◇부모·자녀 이중 부양…돌봄에 월평균 164만원 지출

60년대생 중 29%는 본인 또는 배우자의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고 부모가 있는 60년대생 중 44%는 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으로 월 평균 73만원을 지급하고 있었다. 49%는 부모의 건강 문제로 돌봄이 필요한 상태였고 이중 32%는 부모를 직접 돌보고 있었다.

응답자들의 평균 자녀는 2명이었고 이중 43%는 자녀에게 월평균 경제적 도움으로 88만원을 주고 있었다.

응답자의 15%는 부모와 자녀 모두를 부양하는 '이중 부양' 상황에 처해있었고 돌봄 비용으로 한 달에 약 164만원을 지출했다.

노후에 함께 살고 싶은 대상으로는 '배우자와 단둘'이 66%였고 혼자 살고 싶다는 응답은 28%였는데, 소득이 높을수록 배우자와 살고 싶다는 응답은 높고 혼자 살고 싶다는 응답은 낮았다.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노후 책임에 대해서는 '본인'이 89%로 나타났다.

돌봄과 미래 관계자는 "60년대생이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 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인 '마처세대'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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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60년대생의 죽음에 대한 인식 (사진=재단법인 돌봄과 미래 제공) 2024.05.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살던 곳에서 돌봄 원해…80% 이상이 "국가·사회 돌봄 확대해야"

예상하는 기대 수명은 평균 85.6세였고 자신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살 기간은 평균 6.7년이라고 생각했다. 돌봄에 대한 인식으로는 98%가 앞으로 돌봄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노년 돌봄이 필요할 때 원하는 곳은 살던 집이 52%, 노인요양시설 22%, 실버타운 20% 순이었다. 노인요양시설에 대해서는 5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나 적극 입소 의향은 32%에 그쳤고 입소하고 싶지 않다는 비율이 58%로 높게 나타났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해야 할 때 선호하는 곳은 공공시설이 52%, 민간시설이 17%였다. 노인요양시설 이용시 월지출 의향 금액은 87만원이었다.

60년대생이 생각하는 돌봄 주체는 나 자신이 61%였고 배우자 19%, 국가 17%, 자녀 3%로 나타났다.

죽음에 대한 인식을 보면 임종을 원하는 곳으로 내가 사는 집이 46%였으나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실제로 임종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곳은 의료기관 22%, 요양시설 21%다.

30.2%는 본인이 고독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비율은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높아 월 소득 200만원 미만에서는 49.9%에 달했다.

유산 상속은 88%가 법적 상속자보다는 간병한 가족에게 더 많이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리나라의 노인, 장애인, 환자에게 국가와 사회가 제공하는 돌봄서비스에 대해서는 '부족하다' 78%, '지금보다 확대해야' 86%로 응답해 현재의 돌봄서비스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하고 여가 즐기는 신중년…노후 준비는 부족

60년대생의 70%는 현재 수입을 목적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52%는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상태였다. 평균 퇴직 나이는 54.1세였는데 퇴직 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평균 2.3개 일자리를 가졌고 퇴직 후 일하는 이유로 37%는 아직 더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서, 29%는 가계의 경제적 필요, 17%는 일하는 삶의 보람을 꼽았다. 

90%는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일자리를 잃을까봐 불안감을 갖고 있는 비율은 46%였고 이들이 예상하는 향후 근속 기간은 평균 7.5년이었다. 적정 정년은 평균 65.4세로 답했고 은퇴 연령은 67.3세라고 생각했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62%였는데 그 방법으로 80%가 국민연금, 56%가 예적금 및 저축성 보험, 34%가 사적연금, 31%가 주식 및 채권이었다. 81%는 퇴직 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었다.

60년대생의 53%는 스포츠나 취미 등 정기적으로 하는 여가 활동이 있었고 여가 활동에 월평균 26만3000원을 지출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이용률을 보면 정보 검색 및 조회 98%, 사진 또는 동영상 촬영 95%, 전자상거래 92%, 금융거래 96% 등으로 스마트기기 이용에 매우 능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위로가 되는 대상은 배우자가 45%였고 자녀 22%, 친구나 이웃 18% 순이다.

60년대생 중 51%는 자신의 신체 건강에 대해 좋다고 생각했고 35%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정신건강에 대해서는 75%가 좋다고 인지했다. 3개월 이상 약을 복용하거나 치료 받고 있는 만성질환은 46%가 보유하고 있었고, 44%는 건강 관리를 잘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은 "60년대생들은 신체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기존의 노인 세대와는 다르며, 돌봄에 대해서도 다른 요구와 태도를 보인다"며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이들은 가장 큰 노인 집단이 되고 돌봄 수요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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