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인증이 능사 아냐…계속 모니터링 해야"[中직구 안전성 논란④]
"발암물질 및 유해물질 검출 문제 반복 발생""사전적 금지는 소비자 선택 과도하게 제한""KC인증 능사 아냐…서울시 안전성 검사 옳아"
학계 전문가들은 해외직구 제품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사전에 전면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업체(C커머스)가 초저가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문제는 유통하는 일부 제품에서 인체 유해 물질이 다량 검출되면서 국내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옥경영 숙명여대 교수는 "초저가 중국 해외 직구에 대한 소비자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발암물질 및 유해물질 검출 등 품질 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자 서울시는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시는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제품 93개를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7차례에 걸쳐 매주 안전성을 조사한 뒤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현재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선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해외직구 상품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시는 최근 국내 전문 시험 기관 3곳과 정식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해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식품용기, 위생용품, DIY 가구, 어린이용 놀이기구, 화장품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해외직구 뿐만 아니라 국내 전자상거래에서 파는 물품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조사하는게 필요하다"면서 "소비자단체나 SNS 민원 등을 통해 문제성이 제기되는 제품 위주로 선별해서 검사를 해서 공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직구 규제 정책으로 국내 안전 인증(KC 인증)은 과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어린이용품 등 80개 품목에 대해 KC 인증 없이는 해외 직구를 금지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80개 위해 품목의 해외 직구를 사전적으로 전면 금지·차단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흘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KC 인증 유무로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안전성 검사 등 사후 관리 위주로 하는 게 옳다. 다만 유해성 기준을 통일하지 않고 지자체나 기관마다 다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품목마다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특정 품목의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은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사전에 막는 것은 과도하다. 구매 여부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판단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KC 인증을 받은 제품에도 유해 물질이 검출된 사례가 있기에 실질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KC 인증 마크가 있었으나 유해물질이 발견돼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KC 인증만이 능사가 아니다. 인증을 받는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지만 설사 받았다 해도 가습기 살균제 사례처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국내 소상공인들이 역차별을 호소하고 있는데 국내 유통구조 개선도 시급하다. 유통과정에서 마진을 5~6배 붙이다보니 가격 차이가 커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