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으로 풍덩" 관광공사 선정 '8월 가볼 만한 5곳'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시원한 여름 나기.

한국관광공사가 '8월에 가볼 만한 곳들'을 선정하면서 정한 주제다.
 
"모두가 바라는 것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이 시기에 집도 아니고, 여행하면서 할 수 있다고?"

가능하다. 실내 여행지 5곳이 있어서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잠시 피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은 당연하고, 문화의 향기에도 취할 수 있어 더욱더 좋다.

▲우리 옛돌 박물관 ▲국립 산악 박물관 ▲미래엔 교과서 박물관 ▲포항 시립 미술관 ▲순천 시립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 등이다.

현지 기상 상황이나 사정에 따라 변동할 수 있으니 방문 전 운영 여부와 관람 시간, 관람 방법 등을 미리 확인하도록 한다.
 ◇우리옛돌박물관(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우리옛돌박물관'은 이름에서 잘 알 수 있듯 '옛돌', 즉 '대한민국 석조 유물'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2015년 11월 건립한 세계 유일의 석조 유물 전문 박물관이다.
 
재단법인 우리옛돌문화재단 천신일 이사장이 국내외로 흩어졌던 석조 유물 1250여 점을 모아 전체 면적 1만4000㎡ 규모 부지에 전시하며,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우리나라 석조 유물의 문화 예술적인 가치를 조명한다.

2001년 일본으로부터 환수한 석조 유물 70여 점을 시작으로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 벅수, 석탑, 부도, 석호, 불상, 망주석, 돌하르방, 제주 동자석, 제주 정낭 등 한국적 힘과 위엄이 느껴지는 다양한 석조 유물을 주제에 따라 분류해 보여준다.

태적부터 이 땅에 존재했던 '돌', 선조들이 이를 다듬거나 쌓는 사이 그 안에 깃들게 된 '이야기'를 석조 유물들을 보며 들어보자.

◇국립산악박물관(강원 속초시 미시령)

국립산악박물관은 산림청이 설립한 국내 유일 산악 전문 박물관이다.

등반 역사와 문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고, 간접적으로 등반 체험도 해볼 수 있다.

4층 야외 '하늘정원'에 서면 설악산 대청봉과 신선봉, 강원 고성군과 인제군을 잇는 미시령 등이 눈앞에 펼쳐진다. 날씨가 화창하거나 겨울철 얼음이 얼 때엔 한국에서 가장 긴 설악산 '토왕성 폭포'(320m)도 눈에 띈다.

3층 '전시실'은 등반 역사와 우리나라 등반가 이야기를 만나는 곳이다.

수장고 역할을 겸하는 '컬렉션' 공간에는 국내외 다양한 스토브와 피켈이 전시돼 있다.

2011년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하고,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오른 이탈리아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에게 수여됐던 '황금 피켈'이 눈길을 끈다.

2층은 산과 관련한 흥미진진한 체험 시설이 가득하다.

'고산 체험실'은 해발 3000m와 5000m의 온도와 산소량을 구현한다. 고산 환경을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산악 체험실'에서는 낮은 실내 암벽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의 '클라이밍'(Climbing) 종목 중 하나인 '볼더링'(Bouldering)도 체험 가능하다. 볼더링은 암벽에서 위아래가 아니라 옆으로 이동하는 경기다.

1층 '기획 전시실'에서는 올해 세 번째 전시회인 '대표 유물 10선'이 한창 열리고 있다. 박물관이 소장한 대표 유물 10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미래엔 교과서 박물관(세종 연동면 청연로)

미래엔 교과서 박물관은 '교과서 변천사'를 통해 우리 교육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국내 유일 박물관이다.

1948년 9월에 설립한 교재 출판 전문 기업 미래엔이 교과서 연구 전당 역할을 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교육 문화 발전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미래 교육 발전을 책임진다는 소명으로 이를 세웠다.

조선 시대 서당에서 사용하던 서적부터 개화기, 일제 강점기, 미 군정기, 제1~7차 교육 과정기까지의 교과서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은 누구나 손때 묻은 ‘학창 시절 교과서’를 발견하고 반가워한다.

박물관 내부는 '교과서 전시관'을 비롯한 4개 관으로 구성한다.

교과서 전시관은 '한글관' '교과서의 어제와 내일' '교과서 제작 과정' 등 다양한 주제의 자료를 상설 전시한다.

조선 제4대 세종대왕이 '찬불가'를 모아 직접 한글로 지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영인본을 비롯해 '천자문'(千字文) 다음 단계인 '동몽선습'(童蒙先習), 중국 주자의 '소학'(小學)을 한글로 번역한 '소학언해'(小學諺解) 등 조선 시대 학습서, 세계 각국 교과서, 심지어 북한 교과서까지 교과서와 관련한 모든 것을 망라한다.

'인쇄 기계 전시실'에선 근대 인쇄 기계 발달사를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시간 여행 하이라이트는 '추억의 교실'이다. 1960년대 교실 풍경을 재현했다.

9월30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위인들, 교과서 속에 살다! '삽화 여행, 교과서를 그리다' '동무들아, 이리 와. 나하고 놀자!' 등 3가지 전시가 펼쳐진다.

◇포항 시립 미술관(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포항이 180도 달라졌다. '산업 도시'에서 '예술 도시'로 변신했다.

물론 주인공은 역시 포항을 상징하는 '철', 바로  '스틸 아트'(Steel Art)다.

곳곳에 철로 만들어진 예술 작품이 즐비하다. 해마다 이를 테마로 한 세계적인 페스티벌(포항 스틸 아트 페스티벌)도 거행한다.

그뿐만 아니다. 전 세계에서 하나뿐인 스틸 아트 미술관이 있다. 환호공원길 환호공원에 자리한 '포항 시립 미술관'이 그곳이다.

가히 '스틸 아트 천국'이다. 철은 단순한 쇳덩이의 탈을 벗고, 융복합 예술로 승화했다. 자유롭게 휘어지고, 따뜻함을 전한다.

"이게 진짜 철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야외 조각 공원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21점의 작품이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넋을 잃고 둘러보다 보면 발길은 환호공원에 자리한, 포항의 명물인 '스페이스 워크'로 이어진다.

'국내 최대 체험형 조형물'이자 '스틸 아트의 백미'인 이 철제 작품 위로 올라가면 울창한 숲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높은 곳은 구름 속을 걷는 것처럼 스릴이 넘친다.

'지붕 없는 미술관'은 포항 도심 곳곳으로 이어진다.

가까운 영일대 해수욕장은 또 하나의 ‘스틸아트 천국’이다. 해변을 따라 수준 높은 철제 조각 작품이 줄을 잇는다.

◇순천 시립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전남 순천시 낙안면 평촌3길)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 서사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의 제2장 가운데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대목에 등장하는 '뿌리깊은 나무'는 오랜 시간 한국을 대표한 잡지 이름으로 쓰였다.

 이 잡지는 먼 훗날 일어날 '한류'를 예언하듯 1976년 3월 창간과 함께 '한글 전용'과 '가로쓰기'를 선언했다.

순천 시립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은 순천중학교를 나온 한창기(1936~1997) '뿌리깊은 나무' 발행인을 기려, 그가 생전 발행한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 물' 등 월간지와 수집한 유물 6500여 점 등을 전시·보존하는 박물관이다.

박물관 내 '한창기실'은 그의 집무실을 재현하고, 잡지와 책을 전시한다. 특히 그 시절 대중의 마음에 울림을 준 '뿌리깊은 나무'의 표지 사진들을 직접 볼 수 있다. 키오스크에서 '뿌리깊은 나무' 기사들을 검색해 읽는 것도 가능하다.

'상설 전시실' '기획 전시실' 등은 그의 수집품을 전시한다. 조선 제24대 헌종의 어머니 신정왕후(추존왕 익종의 왕비) 등이 쓴 한글 편지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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