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보다 1억 싸도 외면"…오피스텔 '찬밥' 신세 여전
올해 분양 예정 오피스텔 6907실…지난해 절반 이하 수준주택 수 제외 조건 까다로워…실수요·투자수요 모두 외면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18주 연속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대표적인 수익형 오피스텔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아파트값이 상승할 때 대체재로 주목을 받았지만, 분양가보다 저렴한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일명 마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마피 매물에도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07% 하락했다. 서울(-0.04%), 인천(-0.53%), 경기(-0.03%) 등 수도권도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도권 오피스텔 가격은 2022년 10월부터 1년 8개월 연속 내림세다. 오피스텔 신규 공급도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 예정인 전국 오피스텔은 6907실로, 지난해 공급량(1만6344실)의 42.3%에 불과하다. 오피스텔은 경매시장에서도 찬반 신세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진행된 오피스텔 경매 10건 중 2건만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올해 1~6월 진행된 서울 오피스텔 경매 건수는 123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240건만 낙찰됐다. 낙찰률이 19%에 불과하다. 정부는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주택의 공급 확대를 위해 '1·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1월 10일부터 내년 말까지 지어진 신축 소형 주택(아파트 제외)에 대해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상은 전용면적 60㎡ 이하의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 다가구, 아파트를 제외한 공동주택, 도시형생활주택이다. 또 한 단지에서 총 300세대를 넘길 수 없도록 했던 도시형생활주택 세대 수 제한과 방 설치 제한 규제를 폐지하고, 주차장 기준도 완화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주택 수 제외 요건이 까다로워 오피스텔 수요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1주택자가 추가로 소형 주택을 구입하면 1가구 1주택 양도세·종부세 혜택은 받을 수 없다. 또 신축이 아닌 기존 소형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등록을 해야만 세제 산정 때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오피스텔이 등 비아파트 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사기와 고금리,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다"며 "대출 비중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고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비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며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아파트로 선회하면서 오피스텔 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