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질 자국 우선주의·관세 위협…변곡점 맞은 한국 경제[트럼프2.0①]
트럼프 10~20% 보편적 관세 부과시 韓 수출 위협수출 타격시 연간 경제성장률 0.5~1.0% 감소 전망경제관계장관회의 중심으로 선제적 빈틈없는 대응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 제 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서 향후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미국으로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인데 우리나라처럼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의 경우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산업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주요 경제기관들은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5~1.0%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삼고 금융·외환, 통상, 산업 등 3대 분야를 점검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한편 양국 협력 채널을 가동해 정책 기조 및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10~20% 보편적 관세 부과시 韓 수출 위협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보편적 관세 부과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중국에는 최대 6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국가들에게도 10~2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는 무역 및 기술 경쟁, 자국 산업 역량 강화 및 국가안보를 위한 정책들을 강화할 수 있고 미국과 중국간 경제 분리를 추진하기 위해 중국의 최혜국 대우 지위 철회, 대중 관세 인상, 필수품 수입 단계적 폐지 등의 조치가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율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입장에서 8번째로 무역 적자가 큰 국가인 만큼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또 2018년 무역적자를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요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미 FTA 개정을 추진할 수도 있고 반도체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보조금 축소 우려도 적지 않다.
◆수출 타격시 연간 경제성장률 0.5~1.0% 감소 전망 미국 수출이 타격 받을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도 하락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6%를 예상했고 내년에도 2% 안팎을 전망하고 있는데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집권할 당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7년 3.4%에서 2018년 3.2%, 2019년 2.3%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엔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0.7%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주요 경제기관들은 실질 GDP가 0.5~1.0%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의 보편관세가 부과되면 수출이 62조원 가까이 줄어들 수 있어 GDP는 최대 0.67%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은 관세 전쟁이 확산되면 우리나라 수출이 142억6000만 달러에서 347억4000만 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고 경제성장률은 0.5∼1.1%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 중심으로 선제적 빈틈없는 대응 정부도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거 기간 중 공약했던 보편적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선제적인 대응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컨트롤 타워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가 맡는다. 금융·외환, 통상, 산업은 각각 거시경제금융회의, 글로벌 통상전략회의,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등 별도 회의체를 가동해 상황별 대응계획을 마련한다. 통상 정책의 경우 현안별로 대응계획을 마련하고 미국과의 협력 채널을 가동해 소통을 이어가는 한편 국내 기업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면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중동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금융·외환 시장으로 넓힌다. 미 대선 전후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상황별 대응 계획을 세우고 적기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매주 기재부·외교부·산업부·국조실 등 관계 부처 장관 간담회를 열고 미국 신정부 출범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 차원의 대응 방향을 조율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한미 양국은 굳건한 한미동맹 기조로 수십년간 상호호혜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선제적이고 빈틈없는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