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회복 낙관론…물가·수출·고용지표 여전히 위태[안갯속 韓경제②]
韓 정부, 물가 안정세 확대에 완만한 경기 회복세 진단소비자물가 하향 안정화에도 서민들 체감 물가는 높아올 초 10% 웃돌던 수출도 최근 증가세 둔화 현상 뚜렷내수 침체 여파로 인해 고용률 둔화 현상도 본격화 중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에도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가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비교적 낙관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이 같은 진단과 달리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우려와 수출 증가세 둔화, 고용의 질적 저하 등이 각종 경제지표에서 드러나고 있어 온도차가 상당하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수출 호조에 의한 경기회복 진단을 6개월째 이어오다 11월 들어선 그동안 사용했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이란 문구를 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란 표현을 넣었다. 정부는 물가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을 가장 먼저 앞세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2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도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의견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는 통계와는 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 평균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로 2020년(물가지수 100)과 비교했을 때 13.94% 상승했다. 단적인 예로 2020년 1만원에 구매할 수 있었던 제품을 올해는 1만1394원에 사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10%를 웃돌던 수출 증가율은 둔화세를 보였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7월 13.5%로 고점을 찍은 뒤 8월 11.0%, 9월 7.5%, 10월 4.6%로 감소했다. 정부는 기저효과에 따른 증가율 감소라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것은 좋은 징조로 볼 수 없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은행이 전망한 0.5%를 크게 밑돈 0.1%로 나타나자 시장에서는 수출 둔화가 한국 경제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최근 한국의 수출 데이터는 성장을 위해 수출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한국의 수출은 모멘텀을 잃고 있고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은 위험 요소"라고 평했다.
내수 침체로 인해 고용률도 좋지 않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4개월만에 10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고용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제조업에서 3만3000명이 감소했고 건설업 9만3000명, 도소매업 14만8000명의 취업자 수가 감소했는데 건설업과 도소매업이 대표적인 내수 업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내수 침체 장기화가 고용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244만5000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15~29세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전년대비 5만2000명 증가한 41만8000명 늘어났는데 경제를 이끌 주체들의 이탈로 인해 경제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반영되면서 수출이 예상보다 조금 더 안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물가와 고용도 목표치를 하향 조정을 했다. 중장기적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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