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마일리지 통합' 과제…독과점 우려도[대한항공 합병②]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2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됐다고 심사하며 최종 승인을 내렸다. 2021년부터 시작한 합병 과정이 4년 만에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로 거듭나게 됐다. EC로부터 승인을 얻으면서 미국 법무부(DOJ) 역시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 사실상 승인이 완료된 것으로 여겨진다. 통합을 통해 규모와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지만 양사 마일리지 통합, 소비자 입장에서 우려되는 독과점 등은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일단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편입하더라도 앞으로 약 2년 동안은 독립적인 운영을 유지할 방침이다. 양사의 마일리지 제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비율을 어떻게 책정할지가 관건이다. 긴 호흡으로 절차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 '등가(같은 가치)' 원칙 통합을 거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시장에선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대략 1.5대 1 수준이다. 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대한항공은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아시나아항공은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조5532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814억원이다.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 규모다. 대한항공은 유관기관 등과 협의해 합리적인 수준의 마일리지 통합 비율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유일한 대형 항공사 지위를 얻게 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독과점에 따른 운임상승 우려를 가질 수 있다. 한국항공대 연구팀의 '우리나라 대형항공사 통합 이후 항공산업 생태계 변화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산하 저비용항공사(LCC)의 합병까지 마무리될 경우, 국제선 여객수송 점유율이 73%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항공사의 점유율이 너무 높아 자칫 운임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배경이다. 또 소비자 입장에선 두 대형항공사와 LCC 통합으로 인한 중복 노선 통폐합으로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2년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며 향후 10년 동안 운임 인상 제한, 좌석 공급 축소 금지 등의 조치를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