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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단 방한 취소?…계엄 소동에 스타트업계 '긴장 모드'

등록 2024-12-06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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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불안정에 자금경색 등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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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등 2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지난 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비상계엄 선언 사태를 빚은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본사에서 처음엔 거의 전쟁이 난 줄 알았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무슨일이냐 물어보며 연락이 왔고, 환전을 빨리 해두라는 지시도 있었어요. 환율이 너무 요동치다보니 하반기 집행해야되는 자금들을 일정 부분 전환해 두는 게 좋겠다는 거였어요." (해외 본사를 둔 벤처캐피탈 관계자)

국내 벤처·스타트업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등 국내 정치 리스크 확대에 따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 시장의 한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실물 경기 악화로 자본 흐름이 한층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6일 스타트업계와 투자업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이슈로 인한 후폭풍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하거나 해외 자금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국내 정세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해외 출자자(LP)들의 투자가 한층 보수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외국계 VC 관계자는 "당장은 투자를 줄인다든지 검토하고 있던 투자를 거둔다든지 하는 건 아니지만, 해외 LP들 사이에서 한국의 불안정한 환경에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괜찮느냐는 질의가 있는 건 당연하다"며 "그 부분을 GP(위탁운용사)들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본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일수록 여파는 더욱 클 전망이다.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운 정국을 하나의 리스크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AC(창업기획자) 관계자는 "비상계엄 자체는 간밤의 해프닝(사건)으로 일단락된 것 처럼 보이지만 앞으로의 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후속 투자와 자금 회수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한층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투자업계와 정부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지속해 온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은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중기부는 그동안 각국 투자사들과 다양한 경로의 작업을 통해 1조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펀드'를 조성했다. 모태펀드가 1500억원을 출자했고 미국, 싱가포르, 영국,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다양한 국가에서 15개 VC들이 참여했다.

오는 11일과 12일에는 '글로벌'을 테마로 대대적인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4'도 개최한다. 주최측은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당초 초대된 해외 40여개국·150여개의 스타트업과 투자사 등이 예정대로 한국을 찾아줄지도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큰 돈을 굴리는 중동 국가의 사절단 방문이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이 하루 아침에 '여행을 꺼리는' 국가가 됐고, 각종 외교 사절단의 방한도 취소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일 방한 예정이었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한은 무기한 연기됐고, 이달 중순 예정된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의 방한도 취소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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