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악성 미분양' 3000가구 LH가 직접 매입…실효성은[미분양 대책]②
2010년 이후 15년 만…전체 지방 악성 미분양 17%"15년 전보다 많은 비율…시장 해소 고려하면 충분"'쌀수록 매입' 역경매 방식, LH 재무 악순환도 우려
업계에서는 미분양 주택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시장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과 함께 실효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2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매입하기로 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3000호로 전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물량(1만7200호) 중 약 17%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173가구로 지난 2012년(7만4835가구)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다. 이 중 지방 물량이 5만3000호로, 준공 후 미분양은 1만7229호에 달한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총 2만1480가구 80.2%가 지방에 쏠려 있다. LH는 기축 매입임대 예산 3000억원을 활용해 3000호를 사들인 뒤 든든전세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매입 지역이나 건설사 기반 지역 등 자격 조건은 미정으로 임대수요가 충분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역경매로 가능한 낮은 가격에 매입하기로 했다. 대략 기존 분양가의 70~80%에 매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밖에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으로 상반기 중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출시한다. 빌라 등 비아파트만 가능한 '매입형 등록임대'를 전용면적 85㎡ 이하의 지방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도 허용하고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구입 부담을 덜기 위해 디딤돌 대출 우대금리도 신설한다. 정부는 15년 전처럼 직접 매입을 통해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서의 악성 미분양을 해소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상당하다. 우선 LH가 매입하기로 한 물량이 전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중 약 17%에 불과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지난 2008~2010년 미분양 적체 해소를 위해 매입한 물량이 7058호로 당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물량 5만2000호 중 13.6%였던 것에 비해 많다는 입장이다.
시행사가 아파트를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내놓을 수록 매입 확률이 높아지는 '역경매' 방식이라는 점도 적잖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체로서는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미 비싼 가격에 집을 사들인 소유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와 건설사 모두 합의돼야 LH 매입을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 쉽지는 않다"며 "재정적으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건설경기가 좋을 때 지자체의 무분별한 인허가로 발생한 악성 미분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세금을 투입하는 게 비합리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 LH의 부채비율이 2028년에는 236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시장 수요가 적은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의 임대가 원활하지 않아 공실이 장기화되고 추후 분양 전환에 대거 실패하면 자금 회수가 요원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LH의 재정을 다시 세금으로 메꿔야 하는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H의 기존 인력과 예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당장 재정부담은 없겠지만 임대나 분양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LH가 손실을 보는 구조"라며 "정책 취지에 맞게 실효성을 거두려면 임대 수요에 대한 평가가 공신력 있게 이뤄지고 적극적인 면책 등 행정 지원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