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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난 해소' 혁신적 대안 '로봇주차'…아파트에도 도입돼야

등록 2025-03-12 12:05:00   최종수정 2025-03-13 14: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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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난 해법 로봇주차]③

병렬 주차 가능…효율적 공간 활용

지하주차장 층고 감소로 공사비 절감

안전사고 차단…전기차 화재 예방 효과

공동주택 설치 불가…제도 개선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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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하이엔드 주거시설인 'Anil Sathorn'에 AGV(무인운반로봇) 기술이 적용된 '엠피시스템(MPSystem)'이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삼표그룹 에스피앤모빌리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도심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로봇 주차'가 주목받고 있다.

운전자가 직접 주차하는 자주식 주차장이나 기계식 주차장보다 같은 면적 대비 더 많은 차량을 주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좁은 땅에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조성하는 국내에서는 로봇 주차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토공사, 골조 공사 등의 비용을 최대 30% 줄일 수 있어 경제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관련 법이 마련되지 않아 로봇 주차 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주차난 해소와 시공비 절감 등을 위해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형 쇼핑몰과 오피스 등은 물론 선박, 도심항공교통(UAM) 버티포트(Vertiport·수직이착륙장) 등에 로봇 주차 도입 여부가 검토 중이다.

로봇 주차는 운전자가 발렛 주차하듯이 주차 구역 내 차량을 놓고 하차하면 로봇이 알아서 차량을 이동시켜 빈 공간에 주차를 해주는 개념이다.

해외 12개국에서 로봇 주차 프로젝트를 수행한 셈페르엠의 '엠피시스템'은 무게 3톤 이상의 차량도 운반이 가능하다. 높이 99㎜ 크기의 납작한 주차 로봇이 건물 내 주차 보관소에서 모든 방향으로 진입해 이동하고, 층별 수직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차량을 들어 올려 좁은 공간까지 촘촘하게 주차할 수 있다. 특히 로봇 주차는 병렬 주차가 가능해 같은 공간 내에서도 더 많은 주차 대수를 확보할 수 있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은 물론, 지하 심도(깊이)와 층고 감소가 가능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방에서 대형 쇼핑 아케이드를 조성 중인 A사가 자주식 주차와 로봇 주차의 공사비를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로봇 주차가 자주식 주차에 비해 공사비를 약 165억원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주식 주차는 골조 공사와 토공사, 기전 공사 및 시스템 조성에 1220억원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지만, 로봇 주차는 이보다 165억원(13.5%) 저렴한 1055억원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주차시설 역시 284대를 수용할 수 있는 철골 자주식 주차장 공사비는 236억원, 3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로봇 주차 시설 공사비는 163억원으로 자주식보다 30.9%(약 73억원) 가량의 공사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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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 주차 공간에서 전후좌우 모든 방향의 진입 이동은 물론 각 층별 수직으로 층간 이동이 자유로워 좁은 공간까지 촘촘하게 병렬주차가 가능해 공간 활용도가 높은 엠피시스템의 기술. (사진=삼표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대한교통학회장)는 "로봇 주차 시스템은 공공주택의 주차 공간 부족과 비효율적인 주차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대안"이라며 "기존 주차 방식보다 공간 활용도가 높아 동일한 면적에서 더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주차장 건설 비용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로봇 주차 시스템은 아직 일반 시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므로 초기 수용성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주차장을 즉시 전면 대체하기보다는 일반 주차 방식과 로봇 주차 시스템을 병행하는 혼합형 운영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성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직접 차량을 들어 올려 주차하는 만큼 안전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 주차는 콘크리트 차실(車室) 구조로 높은 내화성(불에 견디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 화재 예방에도 용이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콘크리트 주차면의 경우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어 즉각적인 대응으로 화재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국내에서도 로봇 주차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업계에서는 특히 공동주택에도 로봇 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계획승인 대상 중 상업지역, 준주거지역 내 소형주택 또는 주택 외 시설을 건축하는 경우에만 기계식 주차(로봇 주차)를 허용하고 있다. 공동주택은 대부분 주거지역에서 건설 중인 만큼 현행법상 로봇 주차는 설치가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동주택에도 자주식, 기계식 주차보다 주차 공간 확보 차원에서 더욱 효율적인 로봇 주차를 설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공동주택에 로봇 주차 도입이 어렵다 보니 쇼핑몰이나 레지던스, 오피스텔 등에만 로봇 주차 설치가 검토되고 있다. 삼표그룹 자회사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오는 9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오피스텔에서 4세대 '엠피시스템'을 적용한 로봇 주차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에스피앤모빌리티 장성진 대표이사는 "해외에서는 주거 프로젝트에 이미 로봇 주차의 설치와 상용화가 완료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주거 용도에 엠피시스템 적용 시 해외 사례처럼 이용자 편의성 증대는 물론 주차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 해소, 주차 면수 확대, 시공비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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