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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조금 폐지 발언, 삼성·SK '깜짝'…정말 실현될까?

등록 2025-03-05 18:36:16   최종수정 2025-03-06 0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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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업에 돈 줄 필요 없어"

삼성·SK, 美 투자 리스크 확대 우려

"폐지 현실성 낮아…투자 유도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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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3.05.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투자 리스크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수 천억원에서 수 조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지만 반도체법 폐지가 현실화하면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전혀 받지 못할 수 있다.

다만, 보조금 지급을 정한 반도체법은 미국 상·하원에서 통과한 법안인 만큼 일방적인 폐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반도체법'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지만 그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가서 쓰지 않고 있다"며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에) 중요한 것은 관세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기업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높은 관세를 매기면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앞서 그는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반도체법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며 정면 비판했는데, 이번엔 법안 폐기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70억 달러(53조원), 38억7000만 달러(5조6000억원)를 투입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이에 전임 바이든 정부와 협상해 각각 47억4500만 달러(6조8700억원), 4억5000만 달러(62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양사는 아직 약속된 보조금을 받지 못한 상태다. 반도체법이 폐지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해 양사의 현지 공장 건설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재 원자재비 및 인건비가 급등해 비용 부담이 크게 올라, 보조금 지원이 없으면 미국 공장 건립 부담은 한결 더 커진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최근 1000억 달러(145조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해 공장 건설이 늦어지면 현지 빅테크 고객 확보가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법 폐지가 관세 부과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아직 미국의 반도체법 폐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의지대로 반도체법 폐지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 법은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했는데 이를 폐지하려면 상·하원의 동의가 다시 필요하다. 공화당 내에는 반도체법을 찬성하는 쪽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이 같은 한계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법 폐지 선언은 기업들의 투자 유도를 위한 수단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법을 폐지하려면 상하원에서 법을 고쳐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TSMC의 사례처럼 추가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협상 수단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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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5.0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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