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호 설립 가시화…판 커진다[인뱅이 뛴다③]
이재명·김문수 대선후보 나란히 "취약계층 위한 전문은행 설립" 공약금융당국 6월 대선 이후 예비인가 발표…한국소호은행 경쟁력 평가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국내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점차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다만 6월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당선인의 정책 방향에 따라 기존 추진 내용의 변경 가능성이 상존한다. 25일 정치권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제4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6월 대선 이후 결과를 발표하면서 예비인가 사업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제4 인뱅 출범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해온 금융 정책이다. 이에 다음 정권에서 백지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근 대선 후보들이 경제 공약을 발표하면서 다시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취약계층에 대한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서민·소상공인 전문은행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전문은행 설립이라는 부분에서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7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정례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로 예정된 제4 인뱅 예비인가 결정에 대해 "심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고, 다음 달에는 실무적으로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며 "심사 결과를 놓고 어떻게 판단할 지는 다음 정부에 넘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한 심사만 이뤄진다면 굳이 되돌리는 일은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 "은행들의 이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고, 은행산업에 독과점 요소 있어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제4 인뱅 예비인가는 한국소호은행·소소뱅크·포도뱅크·AMZ뱅크 등 4개 컨소시엄이 도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이 투자자로 참여한 소호은행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축인 소호은행에는 우리·NH농협·하나은행 등 3개 시중은행이 주주로 참여한다. 또 BNK부산은행, 흥국생명·흥국화재,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 OK저축은행 등 지방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등도 참여한다. LG CNS와 아이센엔텍, 티시스, 메가존클라우드 등 IT 혁신기업과 일진 등도 이름을 올렸다. KCD는 전국 180만 사업장에서 사용 중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하는 업체다. 개인사업자 관련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을 내세우고 있다. 소상공인 단체가 주축인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전국연합회(소액주주 연합), 리드코프, 신라젠, 경남은행,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다날 등이 참여한다. '재외동포 특화 은행'을 표방하는 포도뱅크는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한상)을 비롯해 메리츠증권, 메리츠홰재, 군인공제회, 이수그룹 등이 함께한다. 농업인과 MZ세대를 위한 은행을 표방하는 AMZ뱅크는 추후 주주구성 현황을 확정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간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 혁신과 경쟁 촉진으로 금융소비자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7년 4월 케이뱅크와 7월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개시했다. 이어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3사 체계가 형성됐다. 이들 3사는 은행권 전반의 디지털금융 경쟁·혁신 촉진, 수수료 절감,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확대 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예로 온라인 24시간 영업,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등이 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등 외형성장 중심의 수익기반 확대로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성이 점점 더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대로 일정을 추진하더라도 연말이나 내년으로 넘어갈 텐데 대선 이후 백지화하고 재시작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컨소시엄들이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앞세우고 있는 만큼,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과도 상당히 일치해 속도가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