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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家 경영권분쟁①] 윤동한 회장 창립 35주년에 오너2세 '남매의 난', 법정行까지

등록 2025-07-05 12:00:00   최종수정 2025-07-09 09: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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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韓최초 '화장품 ODM'사로 시작한 콜마그룹…35년 만에 법정 다툼까지

장남 윤 부회장, 여동생 이끄는 콜마BNH에 '실적부진' 사유로 이사회 개편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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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콜마그룹이 국내에서 설립된 지 35년 만에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오너가 사이에 법정 다툼까지 치닫고 있다.

콜마그룹은 윤동한 회장이 1990년에 세운 한국 최초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로 시작했다.

대형 뷰티 브랜드부터 인디 뷰티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전세계적인 K뷰티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K뷰티 업계에서 선봉장 역할을 하며 고속 성장을 이어온 콜마그룹은 윤 회장의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콜마BNH) 사장이 최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내홍을 겪게 됐다.

시작은 콜마홀딩스가 콜마BNH 경영을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부터다.

윤 부회장은 지난 4월 콜마BNH의 실적 부진과 주가하락 등을 이유로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다.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콜마BNH는 최근 5년간 실적, 시가총액, 주가 등 주요 경영 지표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이를 위해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냈다.

2020년 별도기준 95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239억원으로 7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7.8%에서 5.1%로 감소했다.

시가총액도 2020년 8월 기준 2조1242억원에 달했지만 5년여만에 4259억원(2025년 6월30일 기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7만원대에 달했던 주가도 현재 1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콜마BNH는 대표 교체를 염두에 둔 신규 사내이사 선임이라며 맞섰고, 콜마홀딩스는 콜마BNH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지난달 2일 소송을 걸었다.

이에 윤 사장 측은 지난달 10일 대전지방법원에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위법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등 위법행위를 중지를 위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남매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아버지 윤 회장은 딸 편에 섰다.

윤 회장은 지난달 18일 콜마홀딩스가 콜마BNH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의 '경영합의'를 전제 조건으로 윤 부회장에게 주식을 증여했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 측은 2019년 12월 이러한 경영합의를 전제 조건으로 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 주(현재 무상승자로 460만 주)를 증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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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에 윤 부회장 측이 경영합의를 전제조건으로 증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자, 곧바로 윤 회장 측은 "부담부증여가 맞고, 보다 자세한 내용은 재판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곧바로 윤 회장은 지난달 27일 장남 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을 냈고, 법원은 최근 이를 인용했다.

주식 반환 청구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윤상현 부회장이 증여받은 주식을 마음대로 처분해선 안된다는 결정이다.

이는 윤 회장이 제기한 주식반환청구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로, 향후 본안소송에서 윤 회장이 승소하더라도 주식이 사전 처분돼 반환 받지 못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수단으로 풀이된다.

윤 부회장은 2019년 12월 콜마홀딩스 주식 증여 후 지분 31.7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가 되면서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엔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윤 사장과 윤 회장은 각각 콜마홀딩스 지분 7.45%, 5.59%를 보유하고 있다.

법적 다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콜마홀딩스는 최근 콜마BNH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전면 리포지셔닝하며 쇄신하겠다고 공개 발표했다.

지난 1일 콜마홀딩스는 "현재 경영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콜마BNH 재정비에 나선다"며 "이번 리포지셔닝은 누적된 경영 실패를 바로잡고,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근본적인 경영 쇄신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여원 사장이 ODM 사업의 본질과 거리가 먼 자체 브랜드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이 됐다"며 "2020년 6월 설립한 자체 브랜드 콜마생활건강(옛 셀티브코리아)은 2021년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난 2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가처분 심문에서는 양측의 입장차가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윤여원 사장 측 법률대리인은 "콜마그룹 남매경영은 사전 합의된 경영질서"라며 "경영 합의문에 따르면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윤동한 회장이 윤여원 사장에게 넘겨준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원활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적절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합의문은 오너일가 3인 외에 안병준·김병묵 전 콜마홀딩스 대표와 정화영 전 콜마비엔에이치 대표 등의 서명이 담겨 있기 때문에 개인이 아닌 홀딩스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합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상현 부회장 측은 합의 당사자는 윤 회장 등 3인으로 한정되고 전 콜마홀딩스와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들은 입회자 신분에 그쳤으며, 경영합의서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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