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협상은 이제부터…가자 휴전, 2단계 진전 가능할까
이-하마스, 인질·수감자 석방…1단계 이행2단계서 무장 해제, 철군 논의…이견 극명중재국 "포괄 합의 아냐…첨예한 쟁점 남아"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1단계 휴전이 큰 잡음 없이 이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계획에 따라 양측은 2단계 협상으로 넘어가게 된다. 하마스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군 등을 놓고 양측 이견이 극명해,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부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마스는 1단계 휴전 발효 72시간을 앞두고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에 억류했던 최후의 인질 20명을 두 차례에 걸쳐 석방했다. 2023년 10월 7일 납치한 지 737일 만이다. 이스라엘도 유죄 판결 수감자 250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총 1968명을 석방했다. 구호품 트럭도 매일 500~600대 가자지구에 유입되고 있다.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 1차 경계선까지 철수했다. 이스라엘군이 통제하고 있는 가자지구는 현재 53%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단계 휴전은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 완전 철군, 하마스 지도부 사면 및 망명을 골자로 한다. 휴전을 감독할 임기 국제 안정화 부대 창설도 포함된다. 미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미군이 감독하는 200명 규모 다국적군이 휴전을 감시할 예정이다.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파병하기로 했으며, 미군이 가자지구에 주둔하진 않는다. 마지막 3단계에선 아랍 및 국제 기금을 통한 가자 재건이 시작된다. 팔레스타인 기술 관료로 구성된 임시 과도 위원회가 가자지구 운영을 맡는다. 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평화 위원회' 감독을 받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주도적인 역할로 참여한다. 최종적으론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가자 운영을 넘기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단 PA는 개혁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하마스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떤 역할도 맡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단계 이후 조항에 대해선 아직 합의를 보지 못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돼야 무장 해제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후 가자 운영 방식 논의에 관여하겠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는 종전에 앞서 하마스 무장 해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과 PA의 가자지구 통치도 반대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군하는 것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완충지대를 포함한 전역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양측 이견이 극명하지만, 이에 대한 조율 없이 우선 인질·수감자 석방을 위한 1단계 휴전에 동의한 것이다.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타니 카타르 총리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포괄 협상을 추진했다면 이번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마스 무장 해제와 전후 가자 통치 방식 등 첨예한 쟁점은 미뤄뒀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언제 시작될지는 불분명하다. 알 타니 총리는 다음 단계가 임시 국제 안정화군 창설에 대한 논의가 될 것이라며,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 추가 철군과 함께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2단계 협상으로 넘어가기 전부터 합의가 틀어질 위험도 있다. 휴전 합의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낮 12시까지 사망한 인질 시신 28구를 인도해야 했지만, 현재까지 송환된 시신은 4구뿐이다. 하마스는 시신 위치를 모두 파악하진 못했다며, 수습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의도적으로 유해 송환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 경우 합의 위반으로 간주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우리의 시급한 임무는 쓰러진 인질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지연이나 고의적인 회피는 노골적인 합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