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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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시 유럽 안보 지형 재편…핵전쟁 위험도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신청이 임박하면서 유럽 안보 지형이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방의 군사 동맹인 나토는 32개국이 되고, 러시아 문턱까지 세력을 더욱 확장하게 된다. 나토 '동진'(東進)을 반대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로선 오히려 자국 국경까지 나토 확장을 허용하는 역효과를 낳게 됐다. ◆나토, 러 문턱까지 '압박'…러 접경 길이 두 배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70여년 간 유지돼 온 유럽의 안보 지형을 바꾸는 의미를 갖는다. 이들 국가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군사적으론 '중립국' 지위를 고수해 왔다. 핀란드는 1939년과 1940년 '겨울전쟁'으로 알려진 전쟁에서 옛 소련에 참패한 뒤 영토의 10%를 내줬고 1948년 나토 비가입을 선언, 군사 비동맹 노선을 유지해왔다. 스웨덴은 1814년 이후 200여년 간 중립국 입장을 취했다. 다만 1994년 나토와 '평화를 위한 동반자 관계'(PfP)를 맺고 협력해왔다. 나토는 미국과 유럽이 체결한 집단 방위 군사 동맹이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8개국 등 12개국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1949년 4월4일 출범했다. 현재 유럽 20개국이 더 가입해 총 30개국이 됐다. 가장 최근엔 2020년 3월27일 북마케도니아가 가입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소련과 위성국 간 군사동맹이던 '바르샤바 조약 기구'가 1955년 설립됐지만, 이 기구는 옛소련연방 붕괴 후 1991년 자연스럽게 해체됐다. 나토는 2008년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가입 가능성도 약속했지만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로 흘러왔다. 이 중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을 조건으로 영구적인 중립국화를 수용하겠다고 한 상태다. 나토의 핵심은 상호 집단 방위다. 나토 헌장 5조는 동맹국 중 한 국가가 공격을 받을 경우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다른 회원국이 자동으로 개입해 공동 방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나토 회원국 중 미국, 영국, 프랑스는 핵 보유국이고 독일, 이탈리아, 터키, 벨기에, 네덜란드, 루마니아는 핵보유 공유국이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처음으로 핵보유국의 보호를 받게 된다. 러시아가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시 핵 전진 배치를 시사한 가운데 핵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안보 지형 변화는 실제 지정학적 지도도 바꾼다. 핀란드는 러시아 북서부 국경과 1300㎞ 접하고 있다. 현재 나토 동맹국과 접하고 있는 러시아의 국경은 6%(1400㎞) 수준인데,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권역에 들어가면 접경 길이는 배가 늘어난다. 기존 러시아 접경 나토 동맹국은 노르웨이(300㎞)를 제외하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 등 4개국에 지나지 않았다. 이 중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본토가 아닌 역외 고립된 영토인 칼리닌그라드하고만 접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 침공 '역풍'…핵 전쟁 위험 고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선 나토의 동진 억지를 명분 중 하나로 내세우며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섰지만, 되레 자국 접경까지 나토의 확장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전쟁 종식을 조건으로 나토 가입 열망을 접었지만, 대신 유럽연합(EU) 가입에 한 발짝 다가섰다. 이미 가입 신청을 한 상태이며, 내달 23~24일 열리는 EU 이사회 회의에서 후보국 지위를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역시 러시아가 원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것이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군사·기술적 대응을 포함해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우리 대륙을 더욱 불안정하고 불안전하게 만든다"고 반발했다. "나토의 확장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군사 인프라가 우리 국경에 얼마나 가까이 이동하는지에 따라 러시아의 대응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후 "핀란드가 가입할 경우 군사 기술 및 기타 성격의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 4일 칼리닌그라드 서쪽 지역에서 핵 미사일 모의 훈련을 단행하는 등 잠재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날 러시아의 군용 헬리콥터가 핀란드 영공을 침범하는 일도 발생했다. 전쟁 위험은 높아지고 러시아의 핵 전진 배치도 우려된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그의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를 무장시켜 "침략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그간 핵 사용엔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러시아 관리들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이 입장을 바꾸게 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강경파이자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러시아와 나토의 잠재적인 직접 갈등이 전면적인 핵전쟁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토 확장에 상응해 칼리닌그라드와 발트해에 러시아군 병력 증강이 불가피하다고 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전쟁에 미칠 파급 효과도 주목된다. ◆핀란드·스웨덴, 16일께 동시 가입 신청 전망 외신들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르면 오는 16일(현지시간)께 나토에 가입을 동시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는 지난 12일 나토 가입 신청을 공식화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공동성명을 통해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며 관련 절차를 거쳐 며칠 내에 신속하게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대통령과 총리, 각료들은 오는 15일 모여 신청서 제출에 대한 공식 결정을 합의한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도 외무장관은 13일 브리핑에서 "정부가 나토 가입을 제안하는 2차 공식 보고서(white paper)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16일 의회에 제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스웨덴도 오는 16일 신청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지금까지 나토 가입에 반대했던 집권 여당 사회민주당은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오는 15일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정부는 16일 최종 결정을 내리고 즉시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오랫동안 중립국 지위를 유지하던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 추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이뤄졌다. 핀란드의 경우 6개월 전만 해도 20% 수준에 불과하던 가입 찬성 여론이 최근 76%로 급격히 증가했다. 하비스토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의 안보 지형을 매우 많이 변화시켰다"며 "핀란드 내에서 나토 가입에 대한 여론도 변화시켰고, 최초로 국민 대다수가 나토 가입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스 코로넨 나토 주재 핀란드 대사는 "나토 가입에 대한 핀란드의 지지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리 안보 환경에 매우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나토국 "전적으로 지지"…사무총장 "신속 승인" 미국과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우리는 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존중할 것"이라며 "이들 국가는 모두 미국과 나토의 긴밀하고 가치 있는 방위 파트너"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니니스퇴 대통령과 통화하고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도 "발트 지역이 더 안전해 질 것"이라고 반겼다. 이에 따라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열렬히 환영한다"며 "가입 절차는 순조롭고 신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입까진 수 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청서가 제출되면 나토 동맹국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법치주의 등 3가지 요건을 심사한다. 이어 30개 동맹국의 개별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입은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이란 특수한 상황 때문에 1995년 가입까지 4개월여 정도 걸렸던 독일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은 절차를 밟는 동안 생길 수 있는 안보 공백에 대해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779호 05-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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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에 물가·유가 부담 고조…푸틴 vs 서방 버티기 시험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이 예상을 넘어 신속하고 단호하게 단결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몇달, 몇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방의 결의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견해가 등장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쟁으로 인해 서방국들이 져야 하는 경제적 피해가 늘어나면 단결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분열 조짐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헝가리가 러시아 석유 금수를 거부했고 프랑스가 미국이 제시한 러시아 약화라는 전쟁 목표에 반기를 들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식품과 유가 상승은 푸틴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핀란드와 스웨덴이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영국은 러시아에 맞서 두 나라와 상호방위조약을 제안했다. 미국은 하원이 11일 400억달러(약 51조4680억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지원법안을 368대 57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했다. 러시아 탱크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76일째 돌아다니고 있다. 전쟁이 영 끝나지 않을 듯한 조짐이다. 전쟁이 이어지면서 공급망 정체와 에너지 공급, 농업 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 커질 것이다. 미 국가정보국(DNI) 에이브릴 헤인즈 국장이 10일 상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식량부족, 물가상승, 에너지 고갈이 악화함에 따라 의지가 약해질 것으로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1일 식량부족과 미국 가정의 지출 증가에 푸틴이 책임이 있다고 비난함으로써 강력한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지속함에 따라 정치적 대가를 감수하게 될 것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푸틴도 국내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9일 전승절 연설에서 총동원령을 내리지도 않고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는 위협도 하지 않은 것이 이를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장기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곳을 우크라이나군이 반격해 탈환하는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러시아의 군사 자원 고갈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서방이 지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 러시아주재 미국 대사 마이클 맥폴은 "서방이 지칠 것을 걱정한다. 자유진영 지도자들은 전쟁 종식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의 러시아 석유금수 합의가 헝가리 때문에 지체되고 있다. 푸틴과 가까운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러시아 석유 금수는 헝가리 경제에 "핵폭탄" 투하하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 지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지만 식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이 바이든 대통령의 근심거리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일리노이주 농부들을 상대로 "푸틴이 일으킨 전쟁으로 식품 공급이 크게 줄었다. 우리 농부들이 식품가격을 내리고 생산을 늘려 전세계 부족분을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전사자 급증과 경제난으로 더 큰 압박을 받고 있지만 민족주의에 기대 버티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11일 우크라이나 남부 전략 요충 헤르손을 합병할 것임을 시사했다. 유럽 일각에선 미국이 너무 앞서 나간다는 견해가 대두한다. 프랑스 외교관들은 미국의 정책이 대러 제재를 무한정 끌어가려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대신 푸틴과 협상을 하는 것이 유럽의 지속적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유럽의 단합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노력에서 보듯 동맹이 더 단결하고 있고 무게 중심이 동유럽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가장 머뭇거렸던 독일이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했다. 독일은 이미 우크라이나군인들을 상대로 자주포 사용법을 훈련하고 있다. 독일은 78대의 중화기를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예정이다. 조지 부시 정부에서 국무부에서 일한 정치분석가 엘리어트 코헨은 "러시아가 야만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서방의 단결하는데 도움이 됐다. 우크라이나가 계속 선전을 거두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778호 05-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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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35% 주식 '밀' 공급 위기…"곡물 시장 격변" 전 세계 밀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곡물 시장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각국이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고 수입업자들은 인도 등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농무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밀 수출 감소가 다른 지역의 공급 증가를 앞지르자 세계 밀 무역 전망치를 3% 이상 하향 조정했다. 세계 밀 수출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비중을 고려할 때 세계 다른 나라의 농부들이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전쟁이 여름까지 지속될 경우 식량 안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취동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에 따르면 밀은 세계 인구 35% 이상의 주식이다. FAO는 이미 세계 식량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22% 더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농업연구기관 아그리소스는 전쟁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다음 시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이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계 정부들은 곡물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 3월 밀, 귀리, 보리와 같은 농작물을 더 재배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1100만달러(약 139억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주 미국 곡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의회에 5억달러를 요청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일시적으로 농부들이 휴경지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채택했다. 번지,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와 같은 곡물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작물을 옮기기 위한 대체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카길처럼 러시아에서 영업을 계속하는 기업도 있다. 많은 수입업자들이 세계 제2의 밀 생산국인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확량의 극히 일부만 수출해왔던 인도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수출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인도의 주요 곡물 수출업체인 구자르트 암부자 수출회사도 처음으로 터키와 인도네시아에 밀을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의 유난히 이른 폭염으로 밀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인도 일부 도시에서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어섰다. 777호 05-0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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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위터 인수로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 된다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이 전세계에서 가장 권력이 센 사람이라고 미 CNN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머스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집중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채 반년도 안돼 타임지의 결정을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게 됐다. 머스크처럼 소셜 미디어, 우주여행, 자율주행, 전기차 운송, 인공 지능 등 많은 산업 분야에 관여하면서 전세계 경제의 미래에 영향을 미쳐온 사람은 드물다. 그런 머스크가 스스로 민주주의의 앞날에 핵심적인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는 트위터를 인수한다. 머스크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는 세계 최고의 부자인 것은 물론 가장 영향력이 센 사람이라고 주장해도 무리가 없다. 트위터는 초기 모두에게 무료이던 시절에서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콘텐트 순화시키고 다른 사용자를 공격하거나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사용자 계정을 정지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는 트위터의 변화가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달초 TED 회의에서 "모두가 콘텐트 삭제에 반대하며 계정의 영구 정지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구 제명대신 "일시 정지"가 낫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비상장회사로 바꾸면서 콘텐트 순화 지침을 완화하려는 계획에 대한 반대는 거의 없다. 오히려 트위터의 정책에 반대한 사람들이 고무될 수도 있다. 코로나 백신 허위정보와 같은 경고문이 붙었던 콘텐트들이 다시 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머스크는 TED 회의에서 "부족하더라도 발언을 삭제해선 안된다. 모호한 트윗도 남겨둬야 한다. 문제가 많은 경우라면 그 트윗을 홍보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페이스북이나 틱톡보다 작지만 고위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이 많이 사용한다. 트위터는 뉴스와 다툼이 실시간으로 전달돼 어느 때든 전국적 화제거리로 만들 수 있다. 트위터의 메시지 전달 효과를 따라잡을 수 있는 다른 플랫폼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된 이후에도 2020년 1월6일 폭도들의 의회 공격 사건을 사주한 혐의로 트위터 사용이 정지될 때까지 줄곳 트위터를 애용했다. 트럼프는 트위터 사용이 허용되더라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많은 사람들이 결국 사용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머스크가 트럼프의 곧 사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결정은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머스크는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사람이 이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데 몰두해왔다. 나아가 B 지점 전체를 만들어내는 일도 관심이 크다. 화성에 인류 식민지를 조성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대표적이다. 머스크의 비상장회사 스페이스X사가 이 계획을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프 베조스 전 아마존 회장의 블루 오리진사를 물리치고 미 항공우주국(NASA)로부터 30억달러(약 2조7872억원)의 계약을 따냈다. 다른 행성에 식민지를 개척하겠다는 야심에 비해 스페이스X가 지금까지 거둔 성과는 크지 않다. 그러나 이 회사는 국제우주선에 정기적으로 우주인들을 실어 나르고 있으며 오는 8월 여행자들만 타는 우주선을 처음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괴짜 억만장자의 기괴한 취미 정도로 여겨지다가 든든한 미국 우주산업체가 됐다. 모건 스탠리의 한 분석가는 스페이스X사가 테슬라보다 더 먼저 머스크가 세계 최초 조달라 규모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사는 테슬라와 함께 머스크가 미래를 향한 야심을 펼치는 수단이다. 2008년 머스크가 인수한 테슬라는 치열한 자동차업계 경쟁을 뚫고 조달라 세계기업으로 성장했다. 시장가치가 다른 자동차회사보다 월등히 높은 세계 1위다. 테슬라의 시장가치는 완전 전기자율주행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이 오른 덕이다. 그러나 머스크가 그런 비전을 추구해왔다. 이 회사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크게 부족한 것으로 평가돼 "자율주행"이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멀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약속 이행 미비와 소프트웨어 결함에도 불구하고 미 전역에서 자동차들이 자율주행을 하면 교통사고 사망이 99% 감소할 것이라고 큰 소리치고 있다. 머스크가 이뤄낸 것도 많다. 그의 야심과 능력은 비판자들의 혼을 빼놓았다. 머스크는 세상의 미래를 규정할 기업들을 다수 소유하고 있다. 2570억달러(약 324조2569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머스크는 전세계의 담론을 이끌 힘이 있다. 트위터 매수는 이를 위한 첫 발이다. 776호 04-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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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또 날개 없는 추락…끈질긴 '금융완화' 지속할까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우려에도 엔화의 가치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9일에는 1달러 당 128엔까지 치솟았다. 엔저 압박에 일본 당국이 대규모 금융 정책 완화 기조를 변경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1달러 당 128엔 대까지 상승했다. 전날 127엔대에서 또 다시 상승한 것이다. 128대까지 상승한 것은 2002년 5월 이후 20여년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 3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1달러 당 121엔대를 유지하던 엔화 가치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이(異)차원완화(양적·질적 완화)를 시작한 후 지난 13일 엔화 가치가 달러 당 최저치(125.86엔)을 경신한 후에도 하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19일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은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환율의) 급속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엔저의 진행을 포함한 환율 시장의 동향, 경제에 대한 영향에 대해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통화 당국과 긴밀히 의사소통을 도모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도 "엔화 약세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현재의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결점을 초래하는 면이 강하다. 환율의 안정은 중요하며 급속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즈키 재무상의 발언 이후에도 엔화 가치는 계속 추락했다. 지난 18일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큰 엔저와 급속한 엔저는 마이너스가 커질 것"이라고 시장을 견제하는 입장을 밝혔다. 구로다 총재의 발언에 엔화 가치는 다소 상승했으나 다시 추락했다. 일본 정부, 일본은행 내에서 엔저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은 지금까지 엔저가 일본 경제에 플러스(긍정)라고 계속 주장해왔으나, 엔저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가운데 마이너스(부정적인) 면도 언급해 시세를 견제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19일 엔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산유국 리비아다. 리비아 국영 석유기업이 18일(현지시간) 판매자가 출하 의무를 일시적으로 면제 받을 수 있는 '불가항력 조항'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 기업에 시위대가 난입해 압둘 하미드 모하메드 드베이바 임시 총리와 리비아 석유공사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석유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가 치솟았다. 원유 수급 불안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심화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부르면서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폭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최근 엔화 약세의 핵심은 미국과 일본의 금융 정책 차이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물결 속에 미국 등은 금융 긴축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이례적으로 금융완화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미일 금융 정책의 차이, 금리 차이 활대 속 엔화 약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을 부추기는 석유 시설 관련 사건이 발생하자 엔화 가치가 다시 떨어진 것이다. 올해 초부터 장기 금리 사승폭은 1.3%, 독일은 1.0%인 반면 일본은 0.17%에 머물렀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 금리 차이는 2019년4월 이래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 달러 강세 추세에 제동을 걸기 어렵게 됐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하지만 일본 당국은 대규모 금융 완화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18일 "경제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금융 완화를 계속하는 것이 적당"하다며 금융 완화를 끈질기게 지속할 입장을 밝혔다. 닛케이는 "수입가격 주도의 물가 상승이 임금 등에 파급되지 않아, 물가 상승의 지속성에 의문이 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문은 "(금융) 완화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달러 대비) 엔의 (가치) 하락을 막는 수단은 한정된다. 아무리 엔저를 견제해도 건성으로 하는 말로만 시장을 파악하면 1달러=130엔 선도 현실로 다가온다"고 비판했다. 775호 04-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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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54일…러, 돈바스 지역 대대전술단 대폭 늘려(종합) 우크라이나 침공 54일째인 18일(현지시간), 러시아는 키예프(키이우)와 서부 르비우 등에 모스크바함 침몰 보복성 공세를 강화하면서 돈바스 지역에도 전투단을 대폭 늘리는 모양새다.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현재 76개의 러시아 대대전술단(BTG)이 주둔한다고 평가했다. 이들 중 11개는 지난 며칠 간 추가됐다는 게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평가다. BTG는 일반적으로 방공, 기갑, 전술 차량 및 포병, 헬리콥터, 공병 등이 복합해 이뤄졌다는 게 미국 국방부 설명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돈바스 주둔 76개 BTG 외에도 22개 BTG가 우크라이나 북부에 있다고 한다. 이들 중 10여 개는 현재 항구 도시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 점령을 시도 중이라고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양국 모두가 마리우폴을 두고 여전히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마리우폴 주변에는 상당수의 러시아 지상군이 주둔 중이며, 실제 함락이 이뤄진다면 이들 병력이 동부 또는 남부에서 활용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러시아가 마리우폴 인근 해병대 상륙을 준비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콜라이우 역시 최근 며칠 러시아의 공습과 대포 등 포격 대상이 됐다. 또 다른 항구 도시인 오데사의 경우 러시아군이 모스크바함 침몰 영향으로 일정 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북부에서는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봉쇄하고 계속 포격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돈바스에서는 포파스나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한다. 이지움 지역에서도 전투가 계속된다는 게 이 당국자 평가다. 지난주 모스크바함 침몰 이후, 러시아는 장거리폭격기로 키이우와 서부 르비우에 지난 며칠 순항미사일 공격을 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로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미국 국방부 평가지만, 이날 르비우에서는 타이어 수리점이 공격을 받아 최소 7명이 숨졌다. 교전이 격화하는 돈바스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일부 도시의 통제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인 루한스크주의 크레미나시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군이 대량의 장비를 가지고 시에 진입했다"고 했다. 또 현재 크레미나시에 포격이 쏟아지고 있어 대피는 불가한 상태"라고 했다. 이후 텔레그램에 한 차례 더 글을 올리고 "크레미나시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며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군이 차를 타고 달아나려는 민간인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며 "4명이 숨졌고 1명의 중상자가 여전히 현장에 있다"고 밝혔다. 또 루한스크주 내 졸로테시에서 포격으로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으며, 루비즈네시에서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7명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은 무기 지원에 더해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훈련도 실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 육군·해병대 몫의 155㎜ 곡사포가 곧 선적될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유형의 무기에 익숙지 않은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훈련도 수일 내에 이뤄진다. 훈련은 향후 며칠 이내에 우크라이나 외곽에서 이뤄지리라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훈련 방식은 이른바 '트레인 더 트레이너(train-the-trainer)', 즉 훈련을 받은 우크라이나 측이 자국군에 전수하는 형식으로 알려졌다. 개전 이후 공식 집계된 민간인 사상자는 5000명을 향해 가고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월24일 오전 4시 침공 개시 이후 전날인 17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2072명, 부상 2818명 등 총 4890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자체 민간인 사상자 집계는 유엔 집계보다 많다. OHCHR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지난 15일 오전 7시30분까지 민간인 최소 2700명이 사망했다고 본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까지 집계된 어린이 사망자는 최소 205명, 부상자는 362명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단지 침공을 개시하는 것, 전쟁을 개시하는 것을 넘어 테러 캠페인, 만행의 캠페인, 우크라이나 국민을 향한 비열한 공격을 개시했다"라며 특히 이날 공습이 이뤄진 르비우를 비롯해 키이우, 부차 등 상황을 예로 들었다. 774호 04-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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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푸틴은 영웅' 101분짜리 다큐 제작…"친러 사상 세뇌 중"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관리들을 대상으로 사상 교육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공산당이 지난해 푸틴의 생애를 주제로 한 101분 길이의 다큐를 제작했고, 이후 전국의 관리들을 대상으로 다큐를 보고 토론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전했다. NYT는 또 "해당 다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직접 언급이 없었지만, 러시아가 옛 소련에서 떨어져 나간 이웃국들을 우려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다큐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정신을 회복한 지도자로 극찬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중국이 어느 편도 들지 않고 평화를 추구하는 '원칙적인 방관자'로 자처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러시아를 침략자가 아닌 오래 참는 희생자로 부각하고 중러 간 강력한 유대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공산당은 관료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친러 사상 운동을 통해 중국은 절대 러시아에 등을 돌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 다큐는 당 간부 내부 관람용으로 표기됐지만, 그 영상과 대본이 최근 인터넷에서 확인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다큐는 옛 소련 붕괴를 서구 자유주의에 현혹하지 말라는 교훈으로 묘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글라스노스트(개방), 서방과의 약속' 등으로 대표되는 옛 소련 마지막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옛 소련 붕괴를 경고의 사례로 언급해 왔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를 더 긴급하고 불길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경향을 보여왔다. 아울러 푸틴을 서방의 지배에 맞서 싸우는 동료 권위주의자로 부각하는 것은 시진핑이 대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13년 중국 선전 관리들은 옛 소련 붕괴 교훈과 연관된 다큐를 제작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 제작된 다큐는 예전 다큐보다 훨씬 더 음모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이런 시도는 올 가을로 예정된 시진핑의 3연임을 확정지을 당대회를 앞두고 당 간부의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로 코로나 등 고강도 방역 조치와 고조되는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시진핑에게 정치적 충성도는 더욱 시급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중국 대학들도 학생들을 상대로 '세뇌용' 사상 교육 강좌들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교육을 받은 중국 청년들이 러시아에 관대한 중국 정부를 비판할 가능성을 의식한 것이다. 관변 학자인 류줘쿠이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최근 동부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의 생존 공간을 압박하며 '동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일부 중국 학자들이 쓴 자국 정부를 비난하는 논평 중 대부분은 삭제됐고, 당 차원에서의 방어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 기관지 등 관영 언론은 사설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본인은 러시아의 안보를 약화시킨 미국과 나토"라는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773호 04-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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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 한 달, 전세 역전되나…우크라, 일부 지역 탈환 성공(종합2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일부 지역 탈환에 성공하면서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공항에서 헬기를 철수시켰다. 최근 1주일 내 촬영된 플래닛 랩스 상업 위성 영상에선 헤르손 공항에서 러시아 헬기가 철수된 사실이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연설을 통해 헤르손 공항 인근 초르노바이우카에서 러시아군을 격파했다고 전했다. 헤르손은 흑해 연안 도시이자 오데사항 동쪽에 있는 조선업 중심지로,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 장악한 첫 번째 주요 도시다. 다만 러시아군은 헤르손 지역 전체를 장악하진 못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6일 러시아군에 장악된 헤르손 공항을 공격해 치명적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었다. 북부와 북동부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도 탈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48㎞ 떨어진 마카리우에서 격렬한 전투 끝에 러시아군을 격퇴, 이 지역을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마카리우는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었으며, 현장 모습이 담긴 영상에 따르면 광범위하게 황폐해졌다. 마카리우는 전략 지역으로 평가되는 곳으로,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마카리우 통제권을 유지할 경우 러시아군의 키이우 서쪽 방면 진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군이 마카리우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보로댠카까지 탈환할 경우 러시아군 진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35㎞ 떨어진 모스춘 마을에서도 러시아군 격퇴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곳으로,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행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키이우 이르핀강에선 물이 불어나 러시아군 진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드네프르강 지역 댐에서 물이 방류되면서 발생한 홍수로, CNN은 우크라이나에 의해 수문이 의도적으로 열린 것인지 군사 공격을 당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동부 미콜라이우에서도 러시아군이 후퇴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국방부 한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의 격퇴로 러시아군이 미콜라이우 남부로 군을 재배치 중이라며, 우크라이나 방어가 "능란하고 민첩하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7일 북동부 추위우 지역도 탈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방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 지난 며칠간 노력하고 있다"며 "방어에 적절하다고 판단된 장소에서 매우 영리하고, 민첩하고, 창의적으로 방어해 왔다"고 설명했다. 커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을 조금 더 강화하고 있는 징후를 봤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가 장악한 남부 헤르손과 멜리토폴에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도시 최소 1곳을 탈환했고 앞으로 더 많은 도시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활용하고 있는 전투 능력과 일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공에서도 러시아에 제공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우크라이나 노력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커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공군은 방공 자원 활용에 있어서 매우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일부 영공에선 우세하지만, 우크라이나군 저항으로 여전히 분쟁 상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 한 고위 관계자도 전날 러시아가 항공기 보유 현황과 비행 횟수 등에서 우크라이나를 월등히 앞서지만,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전투기를 대공방어망 안으로 유인한 뒤, 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고정익 항공기 9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검증되진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강과 들판, 주택가 등에는 러시아 전투기 파편이 흩뿌려지고 있다. 자원자 역할도 크다. 자원자들은 러시아 전투기를 목격하고 소리를 들을 경우 모여 속도와 고도를 산출한다. 민간 장비를 모두 탈거한 항공기도 유사시에 대비해 공군에 기부하고 있다. 미 기업연구소(AEI) 핵심위협 프로젝트 책임자인 프레데릭 케이건은 "러시아군이 적어도 당분간은 흑해 연안 전략도시인 미콜라이우와 우크라이나 경제 중심 도시 오데사 등 남부 지역 점령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헤르손 공항은 남부 지역 장악 작전에서 긴요하다"고 분석했다. 771호 03-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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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금리인상 美 연준…경기 침체 막을 수 있을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만이다. 아울러 연준은 올해 6차례, 내년에 3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미 증시는 연준의 전망에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4%, 나스닥 지수는 3.77% 상승했다. 연준의 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시장 안정 및 경제 지원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던 불과 2년 전에서 급격한 반전을 나타냈다고 WSJ는 평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 강화,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연준을 향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로이트홀트 그룹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의 더 큰 문제는 경기 후퇴 여부"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를 예측하지는 않지만 성장이 더딘 것으로 보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유, 밀 등 이들 국가의 주요 수출품 가격이 급등했다. 시모나 모쿠타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자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너무 공격적이라고 본다"라며 "경제가 어떻게 발전할 지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연준이 처음 몇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3분기에는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은 특별히 높지 않다"고 말했으며 노동 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에도 경제가 매우 강력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평가를 반복했다. 이날 연준은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6차례 남은 올해 FOMC 회의를 통해 금리를 지속 인상, 연말까지 1.9% 수준에 도달하게 하도록 합의했다고 한다. 연준은 이르면 5월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770호 03-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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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가 촉발한 핵공유 논란 계속…기시다 거듭 "인정 못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일본 내 '핵공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거듭 논의할 생각이 없다고 진화에 나서고 있다. 7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미국의 핵무기를 수용해 공동 운용하는 '핵무기 공유'와 관련 "인정할 수 없다. 적어도 비핵 3원칙의 '(핵을) 가지고 들어오지 않는다'와는 양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패전국이자 피폭국인 일본에서 이번 핵공유 논란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수장인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7일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핵공유와 관련 "일본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 비핵 3원칙은 있지만 이 세계는 어떻게 안전이 지켜지고 있는지 현실에 대해 (핵공유에 대해) 논의해 나가는 것을 금기시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커져만 갔다. 야당인 일본유신회는 지난 3일 '핵공유 논의의 시작' 등을 담은 제언을 정리해 정부에 제출했다. 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교훈삼아 "현재 국제 정세 아래에서 핵 보유국에 따른 침략 리스크가 현실에 존재한다"며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 공유에 관한 논의를 개시한다" 등도 담았다. 집권 자민당 핵심 인사들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6일에는 자민당 간사장이자 아베 내각에서 외무상 등을 지냈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가 BS 아사히 방송에 출연해 핵공유 정책과 비핵3원칙 관계에 대해 "당장 위반인지 아닌지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민당 간사장은 당의 자금, 선거 공천권을 쥔 총재(총리)에 이은 2인자다. 그는 "미일 안보 동맹은 나토의 집단적 방위체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핵공유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핵공유 정책에 대해 "핵무기 그 자체를 물리적으로 공유하는, 배치하는 개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확대도 주장했다. 기시다 총리가 논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듭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여론의 중국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769호 03-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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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9년만에 최고치 경신…브렌트유 배럴당 118달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 속에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며 9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 기준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116.8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118.22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3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14.39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장중 최고가는 114.77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120달러에서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초기에는 120달러 전망이 나왔다가 상황이 악화할수록 150달러 전망에 보다 무게가 실렸다. 시장조사업체 에너지 애스팩츠의 수석 분석가 암리타 센은 "세계 석유 시장이 러시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또 라이스타드에너지의 수석 석유시장 분석가 루이스 딕슨은 러시아가 국제제재로 고립돼 상황 타개를 위해 에너지 수출 문제를 무기화할 경우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지정학적 요인 외에 석유시장 자체가 퇴화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JTD에너지의 서비스 국장 존 드리스콜은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원 추출을 위한 투자가 저조한 점을 감안할 때 물리적으로 석유량이 부족해 공급도 부족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자체가 급격한 퇴보라고 불리는 상황에 처해있다. 지정학적 요인 뿐 아니라 기초적인 부분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즉시 이용 가능한 석유 선물에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직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았음에도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수석 석유시장 분석가 루이스 딕슨은 "제재나 공급량 부족에 따른 우려로 인해 석유 시장이 러시아 원유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768호 03-03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