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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논란]'원치 않는 출산'...임신경험 청소년 85.4%가 '낙태'

등록 2017-11-27 15:48:13   최종수정 2017-11-27 17: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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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홈페이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 23만명이 청원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2017.11.26. (사진=유튜브 캡쳐) [email protected]

 정부와 의료계 임신중절 건수 3배차...선진국 낙태건수 크게 상회 
 전문가 "사회적 합의 시급...어쩔수 없는 경우 충분한 의료혜택 받아야"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청와대가 낙태죄 폐지 청원과 관련해 8년간 중단됐던 정부의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재개한다고 밝히면서 낙태죄 폐지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불법 낙태 수술 의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던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가 의료계와 여성계의 반발에 부딪쳐 전면후퇴했다.

 낙태수술 건수에 대한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의 추정치가 다르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은 2005년 34만2000여건에서 2010년 16만9000여건으로 낙태가 절반으로 급감했다.
 
 반면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 올해 초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국내외 현황과 법적 처벌의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인공임신중절은 하루 3000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복지부가 조사한 수치의 3배가 넘는다.

 우리나라의 낙태율은 1000명당 29.8명(2005년 기준), 미국(2013년 15.9명), 노르웨이(2008년 14.5명), 프랑스(2012년 14.5명), 캐나다(2005년 13.7명), 네덜란드(2013년 8.5명)에 비해 훨씬 높았다.

 미혼자와 미성년자의 96%는 낙태 사유로 미혼 상태와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고 기혼자의 76.7%는 자녀를 원치 않는 등 가족계획을 이유로 꼽았다.

 이는 '낙태를 했다'고 고백하는 여성이나 의료진이 드물고 2009년부터 불법 낙태 단속이 강화되면서 수술이 음성적으로 행해져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청소년 낙태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산부인과학회가 2009년 발표한 중·고등학생의 성(性) 행태 조사결과를 보면 임신을 경험한 여학생중 무려 85.4%가 '낙태 시술을 받았다'고 답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수십년째 사회적 합의 없이 낙태수술에 대한 처벌만 강화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형법 269조는 여성이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할 때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 형법 270조는 낙태한 의사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모자보건법에서 유전적질환이나 성폭력에 의한 임신 등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낙태가 허용된다.
 
 이충훈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태아의 생명권이냐, 임산부의 건강권, 자기결정권이냐라는 것은 의사들이 관여할 이유가 없다.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결정이 돼야 할 문제"라면서 "산모의 건강권에 초점을 맞춰서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충분한 의료적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의사들은 낙태죄에 대해 폐지 의견이다. 임산부가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요구에 의해 시술을 해야하는데 충분한 의료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처벌 규정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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