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한국]고령화로 늘어나는 사회적부담…전체 의료비의 40%가 노인몫
치매환자 1명 간병에 하루 5시간 소요…日 간병위해 가족 年10만명 직장 관둬 베이붐세대 후기 고령화 도달 2030년 노인의료비 연 90조원 돌파 전문가 "노인의료비 지출 효율화 위해 노인질환 사전적 예방 필요"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복지시설 부족, 의료비 증가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년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적용 진료비는 69조3352억원으로 전년대비 4조7584억원(7.4%) 늘어났다. 2016년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선지 1년만에 70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여기엔 65세이상 노인의 건보 진료비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노인 진료비는 27조6533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9.9%를 차지했다. 고령화 추세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올해중에 4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노인은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때 한번 진료시 비용도 많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입·내원 1일당 진료비는 평균 8만1128원으로 65세 미만(6만253원)의 1.4배에 달했다. 70세 이상 고령자의 내원 1일당 진료비(6만52원)는 전체 평균(4만5228원)의 1.3배에 달했다. 이는 60~69세 젊은 노인(5만3108원)보다도 7000원 가량 많은 것이다. 병원비보다 더 큰 부담은 치료비다. 노인들은 노년백내장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폐렴 등의 순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는 퇴원 후에도 꾸준한 관리나 요양이 필요한 질병이다. 평균수명 증가에 따른 노인 진료비의 증가는 노인 개인 부담뿐만이 아닌 노인부양 가족의 부담, 나아가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통상적으로 치매환자 1명에게 소요되는 간병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이 넘는다. 실제로 최근 일본에서는 가족 간병으로 인해 연간 10만명 이상이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화 비율이 40%를 넘는데 반해 생산가능인구와 한창 일할 청년, 중장년층 인구의 급감으로 인해 산업생산능력도 크게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최근 발간한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707만6000명(13.8%)을 기록해 675만1000명(13.1%)인 0∼14세 유소년인구보다 처음으로 많아졌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15∼64세 생산가능인구도 2016년 73.4%를 정점으로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 비중도 올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갈수록 그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75세 이상 후기 고령층에 진입하는 2030년엔 노인의료비가 연 9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갈수록 팽창하는 노인의료비 지출을 효율화하려면 진료 비용을 지출하기 전에 노인 질환에 대한 사전적 예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연구기획조정실장은 '건강보험 노인의료비의 효율적 관리방안'이란 보고서에서 "노인 만성질환으로 의료이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사전적 예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미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데만 비용을 지출하는데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의료비절감에 더 효과적이다. 노인 만성질환의 사전적 예방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 연구기획조정실장은 "방문간호서비스의 활성화와 의료전달체계 강화, 단골의사제 도입 등을 통해 경증의 노인성 및 만성질환 환자의 1차 의료를 받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기관들이 노인환자를 유인하거나 과다의료이용 유도 등 의료기관의 부정행위로 인한 의료비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