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리아 초강경 군사행동 나서나…英·佛 합류 가능
트럼프 "이르면 오늘밤 중대 결정"작년 4월 시리아 군기지 순항 미사일로 타격러시아에 사전 통보 안 할 수도
미국은 작년 4월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참사가 발생하자 공습을 단행해 시리아 정부에 응징했는데 1년 만에 똑같은 사태가 재발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시리아 정권에 초강경 메시지를 전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군 장성들과 회의를 열고 시리아 두마에서 지난 7일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에 관해 "이런 잔학 행위를 용인할 수 없다"며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옵션이 많다. 곧 알게 해 주겠다"며 이날 밤 또는 앞으로 24~48시간 안에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르면 이날 밤중에라도 미국이 시리아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4월 4일 시리아 이들리브 칸셰이쿤에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발생해 80여 명이 사망하자 보복차원에서 시리아 군기지를 표적으로 순항 미사일 폭격을 단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칸셰이쿤 사태 이틀 만에 시리아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승인했다. 미군은 지중해에 위치함 구축함에서 시리아 알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향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기지를 초토화시켰다. 미군 공습 이후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은 잠잠해지는듯 했지만 올들어 다시 소규모 화학무기 의심 공격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7일 동구타 반군 거점 두마에서 독가스 공격이 벌어져 최소 70명이 사망했다. 미국과 서방은 화학무기 사용 주체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불과 1년 전 공습을 가했음에도 아사드 정권이 똑같은 문제를 일으킨 상황에 대해 단호하게 행동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이 관계자들은 지난 번과 비슷한 군사 옵션이 고려되고 있지만 아사드 대통령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훨씬 강력한 대응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안을 잘 아는 한 관료는 "옵션을 마련하고 제시하는 과정은 지난해와 비슷한데 시야를 좁게 두고 있진 않다"며 "대응 방안을 결정하는 건 대통령에 달렸다. 옵션을 제공하는 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의 한 소식통은 시리아 역내에 토마호크 미사일로 무장한 미 함선 여러 대가 배치돼 있다며, 유도미사일 구축함 도널드 쿡 호가 키프로스 해안에서 임무를 마치고 9일까지 지중해 동쪽 시리아 인근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미군이 독자 공습을 했지만 이번엔 영국이나 프랑스가 합류해 국제적 대응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가 재발한다면 군사 행동에 함께 할 뜻이 있음을 시사해 왔다. 미국이 공습을 결정한다면 러시아에 사전 통보를 할 지도 지켜볼 요소다. 작년의 경우 미국은 시리아에 주둔하는 러시아군 전투기나 군인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습 직전 러시아 정부에 계획을 알렸다. 이번엔 작년보다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의견 대립이 심각한 상태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가 '짐승 아사드'를 지원한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회의에서도 푸틴 대통령에게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지적에 "아마 그럴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아주 힘들어 질 것"이라며 "(책임자는) 누구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이 시리아에 군사 개입할 경우 용납하지 않겠다며 '가장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 사용설을 반군과 서방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