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날개없는 추락 中…투자자, 배당주로 옮겨가나
고배당주, 사업 모델 안정적 꾸준한 수익을 바탕으로 주주친화 기업증시 불안 가중되는 시기, 고배당주 및 ETF 상품들에 대한 관심 높아코스피 평균배당률 상회…통신·정유주 외인 투자자 매수 가능성 많아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국내 증시가 연일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자 시장 불확실성에 덜 민감한 고배당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배당주는 기업의 성장세가 빠르지 않지만 사업 모델이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바탕으로 연말 배당 또는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주주친화 기업이라고 보면된다. 증시 불안이 가중되는 시기에는 위험이 뒤따르는 종목보다 안정적인 배당을 받아 손실을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고배당주가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각광받는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해 국내 투자자들은 외부 환경에 민감한 기업의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도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주식에 대한 매입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9시38분 기준으로 전일보다 45.54포인트(2.17%) 하락한 2052.04을 기록했다. 한때 코스피지수는 2046.29까지 떨어지며 전일 기록한 장중 연저점 2092.10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상황은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99.30) 대비 20.81포인트(2.98%) 내린 678.49에 출발했다. 지수는 676.81까지 하락해 연저점을 경신했다. 국내 증시가 이날 큰 하락세를 보인 이유와 관련해서는 간밤 미국 뉴욕 3대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미중 간 무역갈등 고조, 한미 간 금리 격차,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악재가 투자 심리를 낮췄다는 견해가 다수다. 또 지난 23일 국민연금이 공매도에 사용되는 주식 대여를 중단한다고 밝히자 규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는 더 가속화됐고 국내 투자자들도 투자금을 회수하며 증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상황이 이렇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먼저 외부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주식은 매도하는 한편 고배당 업종으로 분류되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늘리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롯데케미칼,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으로 집계됐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최근 신동빈 회장의 투자 지원 계획으로 인해 투자 가치가 높아진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 회사의 배당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배당금 총액은 약 3599억원으로 전년 1348억원보다 약 167% 이상 늘어났다.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어져 주가 상승 여력이 있는데다 올해 배당금도 지난해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예상 아래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도 상대적인 주주환원 비율은 높은 기업으로 분류된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에 흡수된 지난 2011년부터 매년 보통주 1주당 500원, 우선주 1주당 550원 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 지난해는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배당률을 늘리기도 했다. 시가배당률(순이익 대비 현금배당 비율을 일컫는 배당성향과 주가 대비 배당금 수준)의 경우 2015년과 2016년 결산배당 기준으로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업계 1, 2위 수준이다. 이외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ETF는 코스피200, 금값, 원유 등 특정 지수나 상품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하도록 설계된 투자상품이다. 인버스 ETF는 추종하는 지수가 하락할 때 1배 이익을 내도록 설계돼 수익률이 시장 방향과 반대로 움직인다. TIGER 200선물인버스(8조4362억원), KODEX 200선물인버스2X(8조693억원)는 전날 외국인 투자자들 순매수 순위 4~5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오너가 회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배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대엘리베이터, 효성,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선호주로 꼽혔다. 향후 매수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는 통신, 정유·화학주를 꼽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매년 배당률을 4%대로 유지하고 있고 LG유플러스도 2.5%의 배당률이 예상된다. 정유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5% 중반대 배당률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불안할 때는 고배당 업종에 대한 괌심이 높아지는 한편 펀드 투자자들도 배당주 펀더나 인버스 상품들이 인기"라며 "국내 증시가 당분간 하락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