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갈등, 일촉즉발 위기…정말 전쟁 일어날까?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일촉즉발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이달 초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B-52H를 중동지역에 배치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패트리어트 요격미사일 포대와 수송상륙함인 USS 알링턴을 급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이 될 것이다.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이란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다시 높이자 잇따라 비판에 나섰다. 

◇의회, 이란과의 긴장고조에 엇갈린 해석 

무소속 앵거스 킹(메인) 상원의원은 지난 21일 상원 비공개 브리핑이 종료된 후 "그들(이란)이 우리에게 반응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그들에게 반응하여 이런 일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킹 상원의원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계산 착오에 따른 위험이다"라며 "우리는 방어적인 행동이라고 규정하지만 그들은 도발로 간주할 수 있다. 혹은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또 다른 비공개 브리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이달 초 페르시아만에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를 파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미국의 대 이란 준비태세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이란과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21일 열린 비공개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란에 대해 가장 강경한 인사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비공개 브리핑에 참석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란의 주변국 침략의 역사를 부각하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방송 진행자 휴 휴잇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유조선 공격 등 중동에서 발생한 사건들의 배후에 이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 배후설'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지난 10년간 목격한 지역 분쟁과 공격의 양상을 봤을 때 이란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또 이란에 대한 행정부의 조치를 옹호하며 미국은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오판하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이란이 대리군의 뒤에 숨어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힌다"며 "만약 미국의 시설이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이 직접적으로 공격을 했든 아니면 대리군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했든 우리는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 대해 공화당과 민주당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중동 지역에서) 우리가 이전에 보지 못했을 정도로 위협의 수위가 높아졌다"라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브리핑에 대해 "그들(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포착해낸 위협은 실체가 있고 이란의 행동은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지금은 트럼프 행정부에 매우 중요한 순간으로 이란에 최대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 관리 능력을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우발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협의채널을 구축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머피(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브리핑에 대해 "행정부의 이란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이란에 대한 압박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서 더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미국인 절반 "이란과 전쟁 가능성 있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국민의 절반은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자국이 이란과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공동으로 지난 17~20일 미국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수년 내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1%로 집계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실시된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4%포인트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미군이 보복해야 한다는 응답은 79%로, 이중 40%는 공습을 통한 제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고 39%는 전면 침공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이 '심각한' 또는 '임박한' 위협인지를 묻는 질문에 53%가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각각 58%, 51%가 미국에 위협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21일 발표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49%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 지지한다(39%) 응답 보다 높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탈퇴한 이란 핵협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1%는 여전히 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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