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전쟁과 중기①]수십년 외면한 대기업에 서운..."이제 위기이자 기회"
8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이 격랑의 한 가운데 있는 중소기업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수십년간 한국 경제에서 지속됐던 중소기업 홀대에 대한 서운함부터, 판로에 대한 문제의식, 이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먹을 쥐는 곳이 있다. 일본 수출규제를 맞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생각은 어떨까. 우선 수십년간 국산 부품을 쓰지 않는 우리나라 대기업에 대한 서운함이 많았다. 수십년 간 일본 소재부품을 문제없이 사용하다보니 국내 제품을 쓰는 '리스크'을 부담하기 꺼려했다는 것이다. 이미 검증된 일본제품을 쓰는게 안전하고 비용이 더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인들은 "기업인으로서 이해한다"면서도 못내 서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산업 구조속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기술을 개발해놓고도 양산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판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예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와서 일본에 역수출을 하는 쪽으로 생존을 모색한 기업도 있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에 검사공정에 해당하는 초정밀 위치결정 로봇 부품을 만드는 재원의 신정욱 대표이사는 "대기업 입장에서 (우리 중소기업으로 부품을 바꿨을 때) 리스크를 안고 가는게 너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다이아몬드 고영길 대표이사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완전한 일본 제품을 쓰는게 편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서경브라이징 신영식 대표는 "국산화를 해도 써주지를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오히려 기회로 보는 중소기업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과 응원이 뒷받힘된다면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도약할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온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에 검사공정에 해당하는 초정밀 위치결정 로봇 부품을 만드는 재원의 신정욱 대표이사는 "연구개발이 지속되게 응원해준다면 10년 내에는 글로벌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 대표는 "지금 나는 솔직히 기회라고 본다"며 "지금부터 준비하면 절대 지지 않는다"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주환 화인코팅 대표이사 역시 "정부가 지원을 해주면 (기술 개발을) 할 의지가 있는 기업들은 많이 있고, 기술도 어느 정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정부에 바라는 지원은 대체로 연구개발과 판로에 대한 부분이 많았다. 국산화를 하는데 필요한 비용, 즉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기업와의 공동개발이나 정부 지원으로 응원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후 연구개발이 성공해 국산화를 하더라도 판매할 곳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중소기업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중기부 박영선 장관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중기부의 슬로건이자, 우리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연결"이라며 "현장에 나가면 첫마디가 연결해주세요라는 요청을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상당히 용기를 갖게된 계기가 있는데 국산화가 가능한 부품 리스트를 달라고 대기업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며 "전화를 걸었을 때만해도 선뜻 응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실제 대기업이 리스트를 보내오고 굉장히 진지하게 응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실무진들이 분야별로 업체들을 만나고 건의사항을 듣고 '연결'해주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