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적용시점 조정에 재건축조합 '부글부글'…건설업계는 '난감'
과도한 분담금에 사업차질 불가피이미 분담금 밥부 조합원 재산권 침해 소지관리처분인가 받은곳 10월전 선분양 나설수도건설업체 "재건축 연기 단지 많아지면 공급 차질 예상"
이 경우 사실상 서울 전 지역에서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적용 대상에 포함돼 소급적용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설업계 역시 저렴한 분양가로 인한 과도한 분담금에 대한 부담으로 조합측에서 사업 진행에 제동을 걸고 나설 수 있어 난감하다는 분위기다. 1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개선방안'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정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이 ‘최초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단지’로 일원화된다. 기존 시행령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지정 효력 발생 시점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로 하고 있어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와 철거를 진행 중인 단지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라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 위해 지정효력 적용시점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국토부 관계자는 "후분양 방식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지난 6월 기준 '서울시 정비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는 66개며 착공단지는 86개 단지다. 정비사업이 본격화된 단지는 총 151개인 것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비사업이 본격화된 151개 단지들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더라도 분양 승인을 받기 전이라면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없다. 서울 마포구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곳은 이미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계산된 상태인데 분양가상한제가 소급 적용된다고 하면 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주택사업도 사업이라 이윤이 남아야 진행되는데 이럴 거면 아예 사업승인조차 내주지 말아야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 동작구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도 "강남권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거란 얘기도 있었고 관리처분인가 받은 곳은 피해갈 수도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발표를 보니 그런 건 상관없이 이뤄지는 것 같다"며 "이미 발표된 걸 되돌릴 순 없겠지만 조합 사이에서 혼란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국토부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경우에도 분양 승인을 받기 전이라면 분양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에 포함된 예상 분양가격 및 사업가치는 법률상 보호되는 확정된 계산이 아닌 기대이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이 조합원의 기대이익보다 크다는 판단을 공식적으로 내린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조합간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전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의 사정권 안에 들면서 건설업계 고민도 커져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단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재건축 사업을 미루려는 단지들이 많아져 공급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곳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해 10월 전 서둘러 선분양 결정을 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재건축 단지마다 사업성 관련 예측이 힘든 부분이 있어 조합과의 원활한 사업진행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후분양을 고심하던 둔촌주공, 상아2차 등 서울 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개정안이 시행되는 10월 전에 선분양으로 돌아설지 관심이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 전문은 오는 14일 이후부터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