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해체는 정책 잘못 탓...역사가 평가해주길" 故김우중·대우맨 '통한의 눈물'
"'방만경영에 쓰러졌다' 알려진 대우그룹 해체는 사실과 다르다" 항변"외환관리 잘못했던 정부, IMF말만 좇아 국익 무시했던 정책 탓" 주장김우중 "DJ정권에 의해 의도된 해체...과거 실수가 반복되는 일 없어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1936년 대구 출생으로, 경기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만 30세인 1967년 창립 이후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대우그룹은 1967년 대우실업에서 출발해 30여년 만인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에 자산총액이 76조원에 달하는 재계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당시 부채 규모가 89조원에 달했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30조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됐다. 대우그룹은 외환위기와 함께 유동성 위기를 맞은 후 1999년 8월 채권단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간 뒤 해체됐다. 이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재계 2위 그룹의 총수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받아 해외도피 생활을 하고 복역하는 등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냈다. 이와 관련 김 회장과 대우맨들은 '대우그룹의 해체'에 대해 "대우의 잘못보다는 당시 정책에 실패한 정부의 잘못이 더 크다"고 억울함을 토로해왔다.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전직 대우그룹 임직원들 500여명이 참석한 '대우특별포럼'에서 "방만한 경영을 하고도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쓰러진 것으로 알려진 대우그룹 해체가 사실과 달리 알려져 있다"며 "이제는 시간이 충분히 지났기 때문에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고 역사가 자신들을 정당하게 평가해 주길 바란다"고 주장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의 해체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경영실패’가 아니라 김대중 정권에 의해 의도된 해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평생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것이 미래 세대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며 "우리는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의 실수가 미래에 다시는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외환관리를 잘못한 정부당국자들과 OECD 가입조건 맞추기에 매달린 국정책임자,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 말만 쫓아 국익을 무시했던 DJ 정부 당국자들에게 책임이 있었고, 그들의 모든 잘못을 김우중 회장이나 대우그룹에게 전가했다는 주장이다. 또 대우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고용과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수출을 통해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이자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이를 불가능하다고 보고 (대우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몇십억 달러의 무역흑자라고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우는 1998년 한해 홀로 14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만들어냈고 이후에도 계속 세계 경영을 추진하며 전 세계에 걸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외환위기로 부담이 급격히 늘어 기업어음(CP), 회사채 발행 등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제한을 가했고, 대우는 결국 채무가 늘어나는 등 위기로 해체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한구 전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또한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출간한 회고록 '대우는 왜?'를 통해 "대우그룹 해체의 책임은 실패한 정책을 입안한 사람이나 그런 잘못된 정책을 집행한 사람들에게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환관리를 잘못한 정부당국자들과 OECD 가입조건 맞추기에 매달린 국정책임자,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 말만 쫓아 국익을 무시했던 DJ 정부 당국자들이 김우중 회장이나 대우그룹에게 모든 잘못을 덮어씌우려 할 때는 너무 안타까웠다"고 대우그룹 해체와 관련된 소회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