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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참사' 이면계약 철거왕 계열사가 철거 주도?(종합)

등록 2021.06.24 18: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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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다원이앤씨 이면 계약 철거비 7대 3으로 나눠
'경험 많은 다원이앤씨 현장소장이 철거 공법 지시'
'원청업체' 현대산업개발 인지·묵인 여부 수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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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정비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사고와 관련, 붕괴 건축물이 무너져 도로로 쏟아지기 직전 철거 모습. 철거물 뒤편에 쌓아올린 건축잔재물 위에 굴삭기를 올려 일시 철거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1.06.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신대희 변재훈 기자 =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정비사업 4구역 건물 붕괴 참사의 배경으로 꼽히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 거래가 경찰 수사를 통해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해당 구역 내 일반 건축물 해체를 맡은 업체가 '이면 계약'을 통한 하청·재하청으로 공사비를 나눴고, '이면 계약 업체인 일명 철거왕 계열사가 철거 공법 지시를 주도했다'는 복수의 진술이 나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4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붕괴 참사가 발생한 동구 학동 재개발 4구역 내 일반건축물·석면 해체 공정 전반에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이뤄진 정황을 확인하고 보강 수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철거 용역 계약 규모는 ▲일반 건축물(51억 원) ▲석면(22억 원) ▲지장물(25억 원)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공정별 하청 계약 구조는 ▲일반 건축물(재개발 조합→현대산업개발→한솔·다원이앤씨→백솔) ▲석면(조합→다원이앤씨→백솔) ▲지장물(조합→한솔·다원이앤씨 등 3개 업체) 등으로 잠정 파악됐다.

재개발 사업을 따낸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소재 철거 업체 한솔에 일반 건축물 철거 하청을 줬다.

한솔은 다원이앤씨와 이면 계약을 맺고 일반 건축물 철거 공사비를 '7대 3'으로 나눈 뒤 실제 공사는 광주 지역 신생업체 백솔(사실상 1인 기업)에 재하청을 줬다.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면서 공사비가 대폭 줄었고, 허가받은 계획서상 작업 절차를 무시한 부실 철거가 강행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 철거를 했던 백솔 작업자들은 경찰에 "한솔·다원이앤씨 현장소장으로부터 이중 지시를 받았으나 주로 다원이앤씨 소장이 실질적인 철거 공법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솔 소장보다 다원이앤씨 소장이 공사 경험이 더 많아 여러 공정을 감독·지도했다는 설명이다. 다원이앤씨는 이른바 '철거왕'으로 불린 회장의 다원그룹 계열사다.

경찰은 이면 계약을 맺고 임의로 철거 방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실질적인 현장의 안전 관리·감독 책임을 저버린 점 등을 이유로 다원이앤씨 소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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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4구역 5층 건물 붕괴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압수수색을 통해 철거용역 계약·현장 안전감독 관련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사진은 16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의 모습. 2021.06.16. jhope@newsis.com


경찰은 부실 철거의 최종 책임자를 단정하지 않고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의 책임 여부를 보강 수사해 실질적인 철거 공정 지휘 체계와 이면 계약 인지·묵인 여부 등을 밝힐 방침이다.

특히 참사 당일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도 현장에 있었던 만큼, 원청 업체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부실 철거 공정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들여다본다.

현행법상 전문업체 재하도급 시에는 발주자의 서면 승낙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만큼, 현대산업개발 본사·현장사무소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디지털 포렌식 복원 포함)를 분석, 연루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

"현대산업개발은 한솔과의 계약 외에는 하청을 준 적 없다는 입장"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법인등기상 다른 철거업체 2곳(한솔·지형)의 경영진이 겹치는 점, 석면 철거 과정의 불법 재하도급과 다단계 계약 당시 면허 대여 정황 등을 토대로 각 하청사 간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노동청의 석면 철거 관리·감독 부실 여부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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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10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정비구역 철거물 붕괴·버스 매몰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막바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발생한 이번 사고는 무너진 철거 건축물이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발생,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2021.06.10. photo@newsis.com


조직적으로 계약 관련 정보 추정 증거물을 없앤 혐의로 입건된 다원이앤씨·한솔 임직원 4명에 대해선 출국 금지 조처도 내려졌다. 이로써 참사 수사 관련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대상은 10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철거 업체 선정에 있어 재개발 조합이 공사 단가 부풀리기, 금품 청탁, 리베이트 수수 등에 관여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붕괴 참사와 관련해 20명이 입건됐다. 이 중 3명(철거 건물 감리자, 백솔 대표 겸 굴삭기 기사, 한솔 현장소장)은 구속됐다.

경찰 수사는 ▲업무상 과실·감독 부실 등 붕괴 경위 규명 ▲철거 공정 관련 불법 다단계 하도급 거래 ▲철거 업체 선정 과정상 부당 개입 의혹 등 세 갈래로 나눠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께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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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이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1.06.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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