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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길고양이 돌본 '캣맘'…소유권 인정받을수 있나

등록 2021.07.03 12:01:00수정 2021.07.03 17: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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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구조한 뒤 보살핀 캣맘
고양이 돌려받지 못하자 소송 제기
소유권 인정하기 위해선 합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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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이른바 '캣맘'이 길고양이를 구조한 뒤 보살폈다면 동물을 일시적으로 돌보는 임시보호자보다 우선해서 길고양이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캣맘이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임시보호자와 합의하는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A씨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으로서, 2019년 11월께부터 사료를 주고 야외에 텐트집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주인 없는 고양이였던 '사랑이'를 보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랑이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어 인터넷 카페에 임시보호자를 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임시보호자란 입양을 보내기 전 잠시 임시로 보살펴주는 사람이다.

B씨는 A씨와 연락을 주고 받았지만 이미 고양이 20마리를 돌보고 있어 "더이상 임시보호가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사랑이가 새끼를 낳고 횡경막 탈장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 되자 B씨는 사랑이와 새끼들을 임시보호하기 시작했다. "수술비는 내가 부담할 테니 사랑이를 병원에 데려가 수술을 받아 달라"는 A씨의 요청에 B씨는 사랑이가 수술을 받도록 했다.

수술을 받은 사랑이가 얼마 지나지 않아 죽게 되자 A씨는 300만원 이상의 치료비와 장례비를 모두 지불했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사랑이가 낳은 새끼 고양이들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가 "나중에 주겠다"며 새끼들을 보내지 않자 고소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대전지법 민사20단독 차호성 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 동산 인도' 청구소송에 대해 A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캣맘이 길고양이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선 일정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는 취지의 선고를 내렸다.

차 판사는 "A씨가 2019년 11월부터 사랑이를 보살펴 점유를 취득했다고 말하지만 2020년 6월까지 야외에서 길고양이를 보살폈고 직접 보호하지 못했다"며 "A씨가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배제할 정도로 사랑이를 사실적으로 지배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캣맘과 임시보호자 사이에 합의가 있었을 때 점유매개관계에 따라 캣맘의 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차 판사는 "B씨가 사랑이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고 임시로 보호했지만, 사전에 고양이의 진료비 등을 A씨에게서 받기로 하고 임시보호한 상황이었다"며 "고양이에 대한 권리자가 A씨라는 점에 합의하고 A씨가 고양이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음을 승인하고 고양이에 대한 점유를 개시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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