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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대수술③]인력 줄고 민영화 초석 '비판'…노조 반발도 '큰 산'

등록 2022-08-07 15:00:00   최종수정 2022-08-16 09: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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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과 경합 공공기관 기능 축소…민영화 비판

양질 일자리 축소, 공공서비스 질적 저하 우려

정부 "인위적 구조조정 없고 민영화 계획 없다"

노조, 즉각 반발…"공공기관 '민영화' 수순 철회"

강경 투쟁 예고…31일 용산서 간부 1천명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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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을 본격화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고 공공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부인했지만 민간과 경쟁하는 공공기관 기능 축소 방안이 민영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대 노총(한국, 민주)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안에 대해 이미 실패한 과거 보수 정권의 선진화·정상화 정책의 반복일 뿐이라며 당장 이달 말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큰 산이다.

7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은 공공기관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기관별 혁신계획 수립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350개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우선 민간과 경합하는 공공기관 기능은 축소한다. 공공기관 및 주무 부처는 민간경합성을 스스로 점검해 경합성이 있는 경우 기능을 적극적으로 줄여나가고, 직접 수행이 불필요한 비핵심 기능 등도 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비대해진 조직과 인력을 슬림화한다. 조직과 정원의 조정은 올해 12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현원을 초과하는 정원은 원칙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과도한 간부직 비율은 축소하고 구성원이 적은 단위 조직은 대부서로 전환한다.

예산도 대폭 줄인다. 기관별로 올해 하반기 고정적으로 반복 지출되는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 예산은 10% 이상 감축한다. 내년에는 경상경비를 올해보다 3% 이상, 업무추진비는 10% 이상 삭감한다.

콘도와 골프장 회원권 등 과도한 직원 복리후생 용도로 보유 필요성이 낮은 자산은 매각에 나선다. 공공기관의 고유기능과 연관성이 낮은 토지와 건물도 매각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혁신안을 발표하며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공공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며, 민영화 추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원 감축은 불필요한 인력 지원을 줄여나가고 퇴직이나 이직 등 자연 감소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라며, 신규채용 감소는 최소화할 것이라는 방향도 제시했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신규채용 규모는 기관별로 차이를 보이며 결정될 것이고 영향이 최소화될 것"이라며 "특히 청년 인턴의 채용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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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7.29. [email protected]

하지만 효율화를 명목으로 민간과 경합하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축소하는 혁신안이 민영화의 초석을 닦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지난 5일 울산 우정혁신도시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 간담회에서 "공공기관이 민간과의 경쟁을 사실상 하지 말라는 얘기는 결국 민간 중심 서비스를 해나가겠다는 뜻이다. 변형된 민영화"라고 비판했다.

정윤희 공공연맹 정책실장은 "기능 조정으로 민간에 넘어가면 공공성이 얼마나 담보되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파는 것만 민영화가 아닌 외주화와 민간 위탁도 민영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공공 일자리를 감축하는 혁신 방향에 대해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 고용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최근 고용시장 훈풍은 문재인 정부에서 주도한 일자리 정책으로 공공 부문 일자리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전체 고용 규모에서 공공기관 인력 비중은 8.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공공기관 인력 비중인 17.9%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공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공공기관 슬림화는 공공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등으로 지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업무추진비 등을 삭감하면 지역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노조의 반발은 혁신안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혁신안이 발표된 당일 입장문을 내고 "공공기관 민영화 수순 즉각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공대위는 "국민들을 호도하기 위한 프레임인 '비효율성과 방만경영'이라는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웠다"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고장 난 나침반이자, 최소한의 균형감도 보이지 않고, 공공기관 '민영화' 가이드라인에 다름 아니다"고 했다.

이어 "공공기관 정원 감축 카드는 곧 양질의 청년 일자리 축소와 공공서비스 질적 저하로 이어져 오롯이 국민 피해로 직결된다"면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이미 실패한 '이명박근혜' 정권의 선진화·정상화 정책의 반복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민영화 가이드라인'을 철회하라"며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노동자·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40만 공공노동자들은 국민의 공공기관을 지키고 공공성 강화를 위한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다음 주 투쟁 지침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17일부터 농성에 들어간다. 오는 31일에는 대통령실 인근에서 양대 노총 간부 1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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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양대노총(한국, 민주)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공공부문 구조조정 저지, 민영화 반대, 공공성 강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7.20.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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