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후폭풍①] '제2 저축은행 사태' 위기감
금융권 부동산PF 잔액 2011년 51조원에서 현재 112조원으로 급증가계부채 1869조, 한계기업 3572곳 상황서 금융시장 뇌관으로 지목2금융권 캐피탈·카드보험 리스크…고금리 상품도 회사 건전성 따져야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리스크가 금융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권이 무분별한 부동산PF 대출로 인한 부실화로 잇달아 도산했던 상황과 닮은꼴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2011년 2011년 51조원에서 올해 6월 기준 112조원 규모로 급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막기 힘든 한계기업은 2064곳에서 3572곳으로 불어났다. 가계부채 규모는 916조원에서 1869조원으로 2배 넘게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2조원 규모에 달하는 부동산PF의 잠재적인 부실 위험은 경기 악화로 표면화될 경우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야기할 수 있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은행권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현재 28조 규모다. 2011년 35조원에서 꾸준히 내려가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부터 다시 올라갔다. 금융지주사들은 핵심 계열사인 시중은행의 총여신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도) 비중이 1~2% 수준으로 낮아 리스크 관리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2금융권의 저축은행과 캐피탈, 카드, 보험사 등이 꼽힌다. 112조원에 달하는 부동산PF 중 보험은 43.3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여신전문금융회사 26.7조원, 저축은행 10.7조원, 증권사 3.3조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은행이 35조원에서 28조원으로 줄어드는 동안 비은행권은 16조원에서 84조원으로 폭증한 것이다. 금융권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18%에서 올해 상반기 말 0.50%로 급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저축은행권이 수익성을 위해 무분별하게 PF 대출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부실화로 줄도산하게 된 경험이 있다"면서 "이후에 저축은행들이 하던 PF를 캐피탈과 카드, 보험사 등이 그대로 이어받아 하게 됐다. 과거와 판박이인데 레고랜드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제2의 저축은행 사태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 분석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총여신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는 최대 2.3%로 파악된다.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총여신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은 평균 1.7% 수준이다. KB금융은 9.5조원, 2.2%로 은행 3조원, 증권 2조원, 손해보험 1조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8.9조원, 2.3%로 은행 3조원, 증권 1.2조원, 캐피탈 3조원, 저축 0.6조원 등이다. 하나금융은 6.2조원, 1.7%로 은행 3조원, 증권 1.7원, 캐피탈 1조원, 저축은행 1조원 미만 규모다. 우리금융은 2.5조원, 0.7%로 은행 1조원, 캐피탈 1조원, 종합금융 0.5조원 등이다. 주로 본PF 위주로 구성된 가운데 은행 사업 구조 중심인 우리금융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과 지방은행권의 총여신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는 최대 11.6%에 달한다. 평균 7.1%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방은행들은 부동산PF 익스포저가 4대 금융지주보다 높은 수치"라며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 본PF의 수도권 비중이 30% 초반인 점을 고려 시 건전성 관리 역량 증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1금융권의 시중은행은 이번 레고랜드 사태에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저축은행권의 경우 회사에 따라 리스크 노출 우려가 판이하기 때문에 고금리 상품도 안심하지 말고 건전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