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킬러문항 배제…여 "사교육 카르텔 차단"vs 야 "수험생 대혼란 초래"
민주 "대통령이 3월에 그런 지시를 한게 맞느냐"이주호 장관 "제 명예를 걸고 분명히 받았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과 관련해 우리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93%가 부적절하다고 했다"며 "또 92%가 사교육비 절감이 안 될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설문이라는 건 여러 형태가 가능하다"며 "저는 그 동안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던 부분이 바로 잡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이 적절했느냐, 안 했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대학입학전형은 해당 입학년도 4년 전에 공표해야 한다"며 "장관 논리대로라면 대통령 말 한마디면 사전 예고제가 필요 없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사전예고제는 제도에 대한 것이고 저는 원칙을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수능을 5개월 앞둔 우리 학생이나 학교, 학부모 입장에서 대통령 말이 옳다고 생각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유기홍·서동용·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킬러문항 배제를 올해 3월에 지시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대선공약엔 킬러문항 이야기가 전혀 없다"며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없고 지난 4월 이주호 교육부장관의 3개 교육개혁과제에도 킬러문항과 관련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전반기 후반기 국회 교육위원장을 하면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킬러문항을 개선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해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부가 어제 킬러문항 22개를 발표한 것도 그렇다"며 "어제 발표로 수험생들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정답율이나 전체 성적분포도 없이 문제만 공개하면 국민들 입장에선 '문제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수험생들은 더 혼란에 빠져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효과를 낼 수 밖에 없다"며 "킬러문항 문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이동관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의 아들 학교폭력 문제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다.
이 장관은 "대통령이 3월달 뿐만 아니라 상당히 여러차례 수능의 공정성을 강조했다"며 "그렇게 문제의 핵심을 강조하셨음에도 교육부가 제대로 실천 못한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구두로 제게 말씀하셨고 제가 직원들에게 역시 여러번 전달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주호 장관을 향해 "사교육 카르텔이라고 하는데 이 장관 인사청문회 때 이 장관이 예전에 운영하던 사단법인이 에듀테크 업체에게 1억원의 후원금을 받았다"며 "이런 게 이권 카르텔 아니냐"고 했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수능 5개월 앞두고 부적절한 방식으로 대혼란을 초래했다"며 "이번에도 킬러문항과 사교육 탓을 하며 윤석열 정부의 전매특허인 남 탓으로 무마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대통령이 올해 3월 지시를 했다고 하는데 수능 관리 지시한 내용이 어디에도 없다"며 "대통령이나 장관 중 한 사람이 거짓말 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제 명예를 걸고 말씀드린다"며 "분명히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고 제가 국장에게 지시했다"고 답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3월 정확히 언제 그런 지시를 내렸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날짜를 바로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며 "대통령께서는 수능이 반드시 공교육에서 다룬 내용으로 출제돼야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수능출제 위원에게 제보가 왔는데 출제를 하고 있는데 중간에 이상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며 "문항별 정답률을 최소한 10% 이상으로 맞추라는 지시가 구두로 내려왔다고 한다. 20년 이상 출제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킬러문항 배제가 사교육 카르텔을 없애는 시작이 될 거라고 주장했다. 교수 출신인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킬러문항을 제시한 뒤 "이걸 3분안에 풀어야 한다는 데 거의 불가능하다"며 "대통령께서 올해 초에 배제하라고 지시하신 게 바로 이런 킬러문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번째 킬러문항 유형은 지나치게 배배 꼬인 문제"라며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공통과목 22번 문항은 정답률이 2.9%밖에 안된다. 이런 킬러문항들은 결국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끌어내서 고가의 사교육비를 지불하게 해 학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저는 킬러문항이 40만 수험생을 기만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오래된 관행이고 수십년동안 고치지 못한 문제를 대통령이 지시했음에도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했다"며 "그럼으로 인해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대책이 늦어진 점 다시한번 송구스럽다"고 했다. 정 의원은 "고등학교 수학 범위내에서 출제해도 얼마든지 변별력있게 낼 수 있다"며 "교육부는 올해 수능에서 배운 범위내에서 잘 출제해 수험생들을 안심시키고 사교육 이권 카르텔이 만들어낸 궤변이 틀렸다는 걸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사교육 관계자들이 카르텔로 의심할만한 발언들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그래서 정부에서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하니 준킬러문항이야기를 하고 불안 마케팅을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이태규 국민의힘 간사는 "대한민국 수능앓이의 근원은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수능 킬러문제"라며 "킬러문제를 잡는 것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핵심이다. 또 대형 입시업체의 마케팅을 끊는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태규 간사는 "이를 위해 수능에서 공교육 과정 내 변별력을 맞춘 문제를 내는 게 해결책"이라며 "이건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라 기존의 수능 출제 원칙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원칙대로 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간사는 "그런데 이걸 자꾸 우기면서 왜곡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지난 정권에서도 사교육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계속 됐고 사교육비가 폭증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능으로 긴장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이용하는 불안 마케팅으로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구조를 지켜내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올해 수능을 잘 보면 다행이고 수능을 망치면 다 대통령 발언 탓으로 몰아가려는 음모도 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