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국내 대표 경제단체' 지위 찾을까[전경련이 바뀐다①]
55년만 간판 바꾼다…설립 초기 이름 '한경협''재계 마당발'·'미국통' 류진 신임 회장 추대4대 그룹 복귀하지만…'거리 두기'는 여전
전경련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임시총회에선 산하 연구조직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흡수통합 및 기관 명칭 변경, 신임 회장 취임 등이 이뤄진다. ◆55년만에 '한경협'으로 간판 바꾼다 전경련은 이날 총회에서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꾸는 혁신안을 의결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61년 전경련이 설립될 당시 사용했던 명칭이다. 통상 기업인이란 용어 대신 경국제민을 뜻하는 '경제(經濟)'에 '인(人)'을 붙인 '경제인'이란 용어를 쓴 배경에는 '나라를 올바르게 하고 백성을 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자'는 초기 회장단 의지가 반영됐다. 이후 1968년에는 창립 때 회원 수 13명으로 시작한 단체가 160여개사로 늘면서 '조직이 전국적으로 확대됐다'는 의미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로 명칭을 바꿨다. 전경련 측은 명칭 변경과 관련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하 경제·기업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한다. 기존에는 기업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대응하는 수동적인 형태의 연구를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보다 선제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정책 개발과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가별 경협위를 보다 활성화하고 글로벌 전문가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싱크탱크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새 회장으로는 류진 풍산 회장이 추대된다. 4대그룹을 포함한 재계와 정치권을 넘나드는 '마당발'이자 '미국통'으로 통하는 류 회장을 통해 글로벌 역할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4대그룹 복귀하지만 '거리두기'는 여전 지난 2016년 전경련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이후 삼성, SK, 현대차, LG 4대 그룹은 줄줄이 전경련을 탈퇴했다. 당시 대기업들은 전경련을 통해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 과정에서 774억원을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전경련은 탈퇴했지만 한경연에는 회원으로 남아있던 4대그룹은 회원 자격 승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맏형'인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복귀 안건을 다뤘다. 이어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도 21일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4개 계열사는 이사회 논의를 통해 전경련 복귀를 결정했다. SK, 현대차, LG 등도 각 계열사 별로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복귀 문제 보고 등 관련 절차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SK그룹의 경우 계열사(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이사회에 전경련 복귀 현안 보고를 마쳤으며, LG(LG·LG전자)도 이사회에 관련 현안 보고를 진행했다.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도 함께 전경련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단 삼성증권 이사회가 전경련 복귀 거부 결정을 내린 만큼, 4대그룹 다른 계열사에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전경련 복귀 문제는 이사회 의결 사항이 아니라 최종 결정은 경영진이 하지만 여론 주목도가 높은 사안인 만큼 이사회를 포함한 여러 요인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특히 복귀를 결정한 4대그룹 계열사들 역시 회장단 참여, 회비 납부 등에는 유보적인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복귀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4대그룹 한 관계자는 "기존 한경연 회원이었고 그 회원 자격이 이어지는 것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인 활동보다는 일단 이름만 걸어두고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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