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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종이컵 허용…"업자 고충 반영돼 다행" vs "정책 후퇴"

등록 2023-11-07 13:59:32   최종수정 2023-11-08 16: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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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환경부, 환경 정책 책임 저버려"

"계도기간 1년 간 뭐했나…정부 의지 없어"

카페 "우리도 환경 보호 원해…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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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7일 세종시 정부종청사에서 소상공인을 고려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1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식당·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 사용을 사실상 무기한 허용하기로 하면서 환경단체는 환경 정책이 후퇴했다고 평가한 반면,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는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면 다행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환경부가 7일 오전 발표한 일회용품 관리방안을 보면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계도기간 종료일을 당초 오는 23일에서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비닐봉투는 당초 계획대로 계도기간이 23일로 끝나지만 과태료 부과 대신 자발적 참여 형태로 정책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종이컵은 사용 제한 대상 품목에서 아예 제외했다.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의 부담이 있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이날 일회용품 관리방안 브리핑에서 "원가 상승, 고물가, 고금리에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고통을 겪고 계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지금의 이 규제로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에서는 환경 정책의 후퇴라며 반발했다.

녹색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은 11월7일을 환경부가 환경 정책의 책임을 저버린 날로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플라스틱 빨대에 대해 "현재 국제 사회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약을 논의 중이고, 중요하게 논의되는 부분은 플라스틱 생산 저감이며, 특히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미 유럽연합은 2021년 7월부터 회원국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용 제한 대상 품목에서 종이컵이 제외된 것과 관련해 "일회용품 규제 배경의 핵심은 종이, 플라스틱이 아니라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기 때문"이라며 "연도별 개인텀블러 및 다회용컵 사용 비율은 2018년 44.3%에 불과했지만 2018년 8월부터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규제가 적용된 이후 2019년에는 93.9%까지 급증했다. 자율 감량보다 사용 규제라는 제도가 일회용품 사용 저감에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비닐봉투에 대해서도 "환경부는 생분해 비닐 사용 비율이 높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생분해든 종이든 한 번 사용하고 폐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일회용품 규제의 핵심"이라며 "생분해 포장재의 별도 처리 시설이 없는 한 생분해라는 특성을 적용해 처리하기 어려워 일회용품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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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오는 13일 케냐에서 개최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INC3)을 앞두고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는 '플라스틱 괴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11.01. [email protected]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유예기간이었던 지난 1년간 (재활용)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는데 그간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업체가 힘들어하니 유예하겠다고 하면 공감대 형성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일회용품을 안 쓰도록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운영하는 업체들도 많다"며 "힘들다는 것에 대해 끌려가는 정부를 보면 의지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반면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그나마 유예가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고 이사장은 "우리 협동조합의 경우 일회용품을 공장 측과 직거래 형태로 공동 구매를 하는데도 지금 일회용 플라스틱 대비 한 2배 정도 가격이 비싸다"며 "일반 사장님들이 구매를 하려면 2배 이상은 줘야 한다는 소리인데 아주 심한 경우에는 10배까지도 가격 차이가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 이사장은 "카페 사장들도 국민의 한 사람인데 환경을 보호하고 싶지 않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비용이 올라간다면 폐업하라는 소리와 똑같다. 그래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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