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장벽' 내세운 美…中도 보복 다짐[미중 전기차 갈등①]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하자, 미국은 관세와 보조금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양국이 점점 공세 수위를 높이며 세계 자동차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했다. 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중국산 제품(배터리 부품 포함)에 붙는 관세를 7.5%에서 25%로 올릴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자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중국 전기차는 BYD가 지난해 4분기 사상 처음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앞서는 등 급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기반으로 초저가 전기차들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물론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은 향후 멕시코를 통해 우회해 들어오는 중국산 자동차에도 높은 관세를 매겨 미국 시장 유입을 원천봉쇄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중국 전기차 견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4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해 북미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생산된 원료로 만든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도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 IRA는 특히 '우려대상기업(FEOC) 규정'을 통해 중국 일반 기업은 물론 중국 자본이 25% 이상 들어간 회사의 전기차와 배터리까지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중국산 커넥티드카(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차량) 전면 금지 같은 추가 제재도 고려 중이다.
중국도 미국의 견제를 앉아서만 당하진 않을 방침이다. 지난 3월 미국의 IRA에 대해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으로 공정경쟁을 왜곡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또 미국 관세 인상에 맞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 및 희토류 통제 같은 보복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강하게 맞붙으며 국내 자동차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거대한 시장을 가진 두 나라가 싸움을 벌이면 유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 이어 유럽도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기 시작했다"며 "보호무역, 자국우선주의 등이 강해지면 수출로 먹고 살아야하는 한국으로서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전기차가 미국과 유럽의 견제를 피해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중동 등으로 눈을 돌리면 한국 자동차가 이들 시장에서 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