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기시다 경제정책과 큰 노선 변경 없을 듯…안보 정책은 실현성이 과제"
이시바 총재가 내건 경제정책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세금 체계의 재검토를 통한 격차 시정 등 '분배'를 중시한 정책이 열거돼있고, 기시다 정권이 추진해온 정책을 '계승'하겠다고도 공언한 만큼 새 내각의 경제 정책에 큰 노선 변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시바 총재는 우선 고물가 대책을 비롯한 경기 부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이시바 총재는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 "개인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재정 출동(지출)이 없으면 경제는 살 수 없다" 등의 발언으로 구체적인 방안은 앞으로 마련하겠지만,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경제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즉효성이 있는 것만 마구잡이로 하고 있으면, 재정은 유지되지 않는다"고도 주장, 방만한 재정 지출은 피하면서, 일본 경제가 안는 구조적인 과제의 해결에 임할 생각도 나타낸다.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강조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기시다 정권이 2030년대 중반까지 전국 평균 시급 1500엔을 제시했던 목표를 앞당겨 2020년대를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현재 수준에서 500엔 가량 인상하는 것이지만 지방 중소기업이 대응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아사히가 지적했다. 농림수산상과 초대 지방창생상을 맡은 만큼 1차 산업이나 지방을 중시할 의향은 강하다. 농업 어업 임업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교부금을 현격히 늘린다는 것이다. 또 지방의 인구 감소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혼인율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며 여성에게 선택받기 위한 지방을 만들기 위한 정책도 펴겠다고 이시바 총재는 예고했다. 그에 비해, 향후 논란이 될 것 같은 정책은 세금 체계의 재검토라고 아사히가 꼽았다 총재 선거에서는 부유층이 가진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와 법인 증세를 언급하며 '공정하고 공평한 세제'를 실현하겠다고 주장했고, 기시다 정권이 결정한 방위증세에 대해서도 "방위비의 증액으로 이익을 얻는 회사로부터 받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소득세에 대해서도 "부담할 능력이 있는 분에게는 부담을 부탁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그러한 자세는 3년 전 총재 선거에서 "분배 없이는, 다음번 성장도 없다"는 말을 반복했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겹친다. 기시다 총리도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재검토를 내걸었지만, 취임 후 1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봉인을 피할 수 없었고, 그 후 분배 정책은 자취를 감췄다. 이시바 총재는 안보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 갖고 이번 총재 선거에서도 중점적으로 호소해 왔지만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나 미일지위협정 개정의 실현에는 "높은 허들(장벽)이 기다리고 있다"고 아사히가 짚었다. 이시바는 27일 총재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에는) 일·미, 미·한, 미·필리핀의 동맹 관계가 많이 존재하고 있다.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아시아판 나토 실현에 재차 의욕을 나타냈다. 총재 선거에서는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략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나토 가입국에 대한 공격을 전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나토처럼 아시아에도 집단방위조직이 필요하다는 게 이시바의 생각이다. 아시아판 나토 정책에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중국의 존재다. 다만, 동남아시아 등 미·중 대립에 말려 드는 것을 싫어하는 나라가 많아 사실상 대중 억제 틀에 얼마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헌법상 제약으로 일본이 어디까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도 불명확하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이시바 총재는 또 기자회견에서, 미일지위협정의 개정에 대한 의욕도 강조했다. 독일이 개정을 실현해 온 것을 언급해 "다른 나라가 어떻게 개정해 왔는지 제대로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이시바 총재는 미국 내에 자위대 훈련기지를 마련하고 이때 맺는 협정을 미군의 지위협정과 같은 수준으로 함으로써 미일의 평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견에서는 "미국에 자위대의 훈련 기지를 설치하는 것은 일미 동맹 강화에 유효하다"고도 말했다. 다만 미일지위협정은 체결로부터 64년간 한 번도 개정된 적은 없어, 개정에 소극적인 미국측을 움직이는 교섭은 난항을 피할 수 없다. 실현에는 끈질긴 교섭력과 함께 정치적 비용을 지불하는 각오가 필요하다.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일본이 안보 분야에서 미국 의존도를 높이는 와중에 무리하게 개정을 추진하면 미일관계 악화의 불씨가 될 위험도 있다고 아사히가 지적했다. 이시바 총재도 협정 교섭 전망에 관해 "언제까지라고 하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고 확답을 피했다 아사히는 "이시바는 외교나 안보정책과 비교하면 경제정책이 약점으로 꼽힌다"며 "총재 선거에서 내세운 정책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지 수완이 시험대에 오른다"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