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線) 시대는 갔다"…AI 회사 되겠다는 통신사[MWC리포트①]
SKT·KT·LGU+, 첨단 통신기술 대신 '한국형 AI' 전세계에 알려"탐색의 시기는 지났다"…'돈 버는 AI' 시대 본격화 의지 표명정체된 통신사업 AI로 활로…'내수' 벗고 '글로벌 사업' 시동
마츠 그란리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사무총장의 말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나흘 간 일정으로 열렸던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25'. 올해 행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전세계 통신사들은 앞다퉈 인공지능(AI) 인프라 및 서비스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AI 연대를 위한 협의체를 발족하거나 플랫폼·기술 스타트업과의 사업 제휴 논의도 활발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화웨이·아너 등 중국 단말기 제조사들은 AI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대거 출품했다. 글로벌 이동통신 및 스마트폰 산업이 시장 포화 국면에 접어든 지 오래다. 정보기술(IT) 시장 주도권은 구글·애플·메타 등 플랫폼 기업들에게 넘어갔다. 5세대 이동통신(5G) 역시 더 이상 참신한 키워드가 아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카드로 이동통신사들은 AI를 바라본다. AI 산업의 경우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들은 AI가 새로운 월 구독 수익 모델을 통한 수익원이자 기업 네트워크 수요를 창출할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통신 3사는 이번 MWC25에서 우리나라의 AI 혁신 기술을 알리는데 총력전을 펼쳤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AI라는 대변혁의 시대를 맞아 통신사에도 전례없는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T "올해부터 돈 버는 AI 실현하겠다" SK텔레콤은 AI데이터센터(AI DC)와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다양한 칩셋을 적용해 AI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게 하는 'AI기지국', 기기가 최적의 추론 성능을 내도록 하는 'AI 라우팅' 기술, 복잡하게 연결된 통신설비들을 최적 제어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솔루 등 SK그룹 차원의 AI 관련 기술·제품·서비스 등을 출품했다. 나흘간 SK텔레콤 부스를 찾은 관람객만 7만여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은 다양한 AI 기업과의 비즈니스 협업 성과도 올렸다. MWC 개막일에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lobal Telco AI Alliance)로 협업 중인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 그룹, 소프트뱅크와 AI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에너지 관리 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액체 냉각 전문기업인 기가 컴퓨팅, AI 데이터센터 모듈러 전문업체인 엘리스그룹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AI 사업과 관련해 탐색과 확산의 시기를 거쳐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하는 시기로 전환되고 있다"며 올해 '돈 버는 AI'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의 일환으로 SK텔레콤이 제시한 'AI 피라미드 2.0' 전략은 AI 데이터센터(AI DC) 사업 모델과 AI 에이전트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 고도화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서겠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유 사장은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통해 AI 사업 수익화를 본격 추진하고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MS와 손 잡은 KT, 스페인서 '한국적 AI' 선보이는 데 총력
KT는 이번 MWC25에서 ‘K-스트리트(거리)’를 테마로 한 전시관을 운영하며 AI와 K-컬처가 융합된 미래 일상을 구현했다. AI 실시간 번역을 활용한 경기장 중계, AI기반 스마트 홈 솔루션, AI영상 분석 보안 기술 등 실제 생활 속에서 활용될 AI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장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 것은 K팝 댄스 챌린지였다. AI와 증강현실(AR)기술을 활용해 실제 유명 가수의 댄스 동작에 맞춰 현장에 있는 관람객이 직접 가수와 함께 춤을 추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현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대한민국 인공지능전환(AX) 가속화를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로 자리매김하겠다"며 구체적인 AI 사업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KT의 AX 사업은 MS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다. KT는 우선 이달 중 KT 전문인력 200명과 마이크로소프트(MS) 전문가 100명 등 총 300여 명으로 구성된 AX 전담 조직 'AX 딜리버리 전문센터'를 신설한다. 김 대표는 "AX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AX 사업 개발이나, 기업에게 필요한 AX 프로젝트를 민첩하게 이행할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 영역에서 규모를 갖춘 '폭스콘'이 있다면 우리는 AX 분야에서의 폭스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S와 총 260억원 규모의 전략 펀드도 이달부터 운영한다. KT가 130억원을 투자하고 MS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로 현물 출자하는 방식이다. KT는 MS와의 협력을 통해 준비해 온 '한국적 AI'와 시큐어퍼블릭클라우드(SPC)는 올해 2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첫 MWC 단독부스 연 LGU+…구글·자인그룹 등 타고 '익시오' 해외 수출할까 LG유플러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MWC 2025에서 단독 전시부스를 운영했다.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 AI모델인 '익시젠(ixi-GEN)'과 ▲PQC(양자내성암호) ▲딥페이크 목소리를 구분해 보이스피싱을 방지하는 '안티딥보이스' 기술 ▲퍼스널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 ▲AI 기반 영상 분석 솔루션 '익시 비전' ▲수도권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인 'AIDC' 등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안티딥보이스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체험존에는 긴 대기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관람객은 자신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합성된 음성을 확인하는 등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표했다.
이번 MWC를 통해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선도 사업자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AI기반 서비스의 해외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MWC 기간 중 구글과 손잡고 익시오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협업을 다졌고, 중동 통신사업자인 자인그룹과는 익시오의 중동 시장 진출을 논의하는 등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신임 사장은 MWC현장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AI 시대 청사진으로 '사람 중심 AI로 만드는 밝은 세상'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의 혁신을 뛰어넘어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어젠다 세터(의제 설정자·Agenda Setter)'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