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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AG 결산⑤]열악한 환경·미미한 관심 '아쉬움'…평창 배울 점도 있었다

등록 2017-02-26 17:20:00   최종수정 2017-02-26 17: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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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19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 돔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2017.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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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뉴시스】김희준 기자 = 제8회 동계아시안게임이 개최된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는 눈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다.

 하루종일 눈이 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화가의 길가도 두껍게 쌓인 눈으로 온통 하얗다.

 그런만큼 동계 스포츠 종합대회 개최 경험도 풍부한 도시다.

 아시아 대륙에서 처음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곳이 삿포로다. 1972년 동계올림픽이 이 곳에서 개최됐다. 1986년과 1990년에는 동계아시안게임이 연달아 삿포로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 대부분의 종목이 1972년 동계올림픽을 위해 지은 경기장에서 열렸다.

 알파인 스키와 알파인 스노보드 경기가 벌어진 데이네 스키장은 1972년 동계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곳이다. 미야노모리·오쿠라야마 스키점프 스타디움과 니시오카 바이애슬론 스타디움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 아이스하키 경기가 진행된 쓰키사무 체육관은 1972년 동계올림픽 당시 피겨 경기가 열렸다.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은 1972년 동계올림픽 때 피겨와 아이스하키 경기가 개최됐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개최된 오비히로의 홋카이도-도카치 오벌은 2009년 개장했다.

 이들 경기장은 대부분 1986년과 1990년 동계아시안게임 때에도 활용됐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저예산'으로 치렀다. 비용을 최대한 아끼려 했다.

 이를 위해 45년 전에 지어진 시설을 최대한 활용했다. 건물 신축을 최소화하고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썼다.

 오래 전에 지어진 건물을 활용하다보니 여러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낙후됐다.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불편함을 안길 수 밖에 없었다.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의 경우 내부 난방도 잘 되지 않아 관중들은 추위에 떨면서 경기를 봐야했고,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린 쓰키사무 체육관도 마찬가지였다.

 홋카이도-도카치 오벌은 관중석이 너무 적어 관중들이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데이네 스키장도 기자실이나 선수들이 쉴만한 공간이 좁아 불편함을 겪었다.

 조직위는 개회식에 거의 돈을 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계올림픽이 아니라지만 비용을 들이지 않은 결과 어딘가 부족한 개회식이 됐다.

 또 경기장을 오다니는 미디어 셔틀 버스가 너무 적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대회에 대한 관심도가 적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있기는 했지만 관중석은 썰렁한 경우가 많았다. 한 삿포로 시민은 "주민들이 동계아시안게임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현지 신문들도 동계아시안게임에 대해 크게 다루지 않았다. 늘 야구가 1면을 차지했다. 홋카이도 지역 신문에도 동계아시안게임 소식보다 삿포로를 연고지로 하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의 소식이 1면에 실렸다.

 하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한국이 이번 대회를 통해 배울 점도 있었다.

 경기장들이 오래돼 낡기는 했지만, 비교적 깔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지어놓고 쓰지 않는다면 흉물이 될 수도 있는 경기장을 계속해서 대회를 유치해 사용한 결과다. 국제대회 뿐 아니라 규모가 작은 대회를 개최하고, 동네 주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장소로도 쓴다.

 '올림픽 유산'을 적절하게 활용해 동계 스포츠의 저변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새로 지은 경기장 가운데 아직 사후 활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곳에 대한 해결책을 삿포로의 모습에서 찾을 수도 있다.

 심각한 '저예산'은 불편함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여러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가까운 경기장에서 치르는 아이스하키와 컬링은 기자실을 하나로 통합했고, 스키점프 경기장에 새롭게 스크린을 설치하는 대신 차량으로 이동 가능한 이동식 스크린을 이용했다. 한 번 보고 버리게 되는 자료도 재생용지를 사용했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모습은 '경제올림픽'을 지향하는 평창올림픽이 취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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