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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쓸 돈이 없다]학자금 대출에 취업난까지…소비심리 회복은 '딴나라 얘기'

등록 2017-05-24 06:00:00   최종수정 2017-05-30 08: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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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취업자수 증가폭은 30만명대로 반등했지만 청년 실업률이 2000년 이후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나타낸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아모르이그잼 공무원 학원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더위도 잊은채 시험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201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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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 경기 수원에 사는 27세 취업준비생 김모씨는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다. 4년간 대학교를 다니며 받은 학자금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데, 좀처럼 취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가까스로 대출을 갚고는 있지만 돈 1000원, 2000원도 아껴쓰는 처지다.

 #. 서울 화곡동에 사는 30세 여성 전모씨의 경우 취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20대 까지만 해도 이력서를 쓰면 면접 보라는 연락이 종종 왔는데 20대 후반 직장을 그만둔 후 30대로 접어들면서 서류면접도 '광탈'의 연속이다. 모아둔 돈이 바닥을 보이면서 전씨는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간다.

 소비자 심리지수 등 관련 지표의 반등으로 내수회복을 조심스레 예상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지만 서민 대부분이 경기 개선을 체감하지 못해 좀처럼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의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소비자 심리지수 회복세는 고소득층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실업률이 지난해 사상 최대로 치솟으면서 청년층의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청년층에게 '소비심리 회복'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실업률은 전년에 비해 0.7%p 증가한 9.8%를 나타냈다. 관련 집계가 이뤄진 후 최고치다.

 20대 실업률은 2000년 7.5%를 나타낸 후 2013년까지 14년간 7%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4년 9.0%로 치솟았고 지난해 9.8%까지 올랐다.

 20대 실업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있음에도 대학 졸업자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32만1399명 수준이던 4년제 대학 입학생은 2010~2016년 평균 36만925명까지 늘었다.

 일자리를 잃은 지 1년이 넘은 30대 실업자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이전 취업 유경험 30대 실업자 수'는 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후 최대치다.  1년 이전 취업 유경험 실업자는 1년 전에 취업한 적이 있고 그 이후에는 취업을 못한 장기 미취업자를 말한다.

 2015년 5월 7만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어든 30대 장기 미취업자는 지난해 10월 3만명대를 기록했고,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 올 들어 6만명을 돌파한 후 불과 3개월만에 7만8000명으로 늘었다.

 30대 장기 미취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배경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구조조정이다. 같은 기간 30대 실업률도 4.0%로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나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지만 심각한 청년실업이 이어지면서 청년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며 "청년실업은 결혼 기피, 저출산 등 장기적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근본적 문제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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