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증시전망]코스피, 3000 시대 열릴까
올해 코스피는 연초 2026.12에 출발해 지난달 2일 사상 최고가인 2561.63까지 찍으며 무려 500포인트 이상 뛰어올랐다. 물론 미국 등 선진국의 정치적 이슈, 북핵 리스크 등으로 조정장세를 연출하기도 했지만 코스피는 유례없이 8개월 연속 강세장을 연출하며 연일 새역사를 써내려갔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내년에도 코스피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코스피가 '3000 시대'를 여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장미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26일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코스피 지수 예상밴드로 2250~2800을, 하나금융투자는 2350~2900, SK증권은 2400~2850, 교보증권 2300~2800, KTB투자증권은 2400~2800을 내놨다. 하이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연간 최고점으로 각각 2830, 2940을 제시했다. 우선 내년 코스피 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 확산에 따른 수출 호조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 등으로 이어지는 현 경기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전망이 많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산적해 있다. 내년부터 본격화할 글로벌 금리상승 기조에 따른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더불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 약화 가능성, 반복되는 북핵 리스크 등이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내년에도 거침없는 상승세 이어질까 증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세 확산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를 가장 긍정적 요인으로 꼽고 있다. 또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채권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이동하는 대전환(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란 의견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올해 기업 실적이 좋았는데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세의 확산도 내년에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산시장간 로테이션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년은 채권의 시대였으나 지난해 말부터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며 과거와 같이 채권투자로 수익을 낼 수 없게 되자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몰리고 있다"며 "즉 경기가 좋아지고 금리가 올라가 기업이익이 증가하고 결론적으로 주가 수익률이 훨씬 좋아지는 상황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의미"라고 덧붙였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선 기업 이익이 올해보다 더 늘어난다는 것이 현재의 컨센서스"라며 "주가라는 것은 결국 기업이익에 반응을 하니, 그런 부분들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올해 폭발적 어닝 성장과는 다르게 내년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는 다소 낮춰야 하지만 세계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교역량 증가, 수출 회복 등이 내년에도 이어질 걸로 보고 있다"며 "이에 코스피 지수도 지금보다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거시 경제 환경의 회복세, 완만한 금리인상, 유동성 조건 등을 감안해 내년 지수 상단으로 2800을 보고 있다"며 "현재 지수 대비 국내 기업들의 순이익 성장율과 비슷하게 10% 대 초반으로 박스권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생각보다 코스피의 상승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우려되고 있고, 주가를 밀어 올릴만한 상승동력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를 포함한 IT업종의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꾸준히 상승을 해 적게는 2800에서 최고 3500까지 올라갈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별로 좋은 형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중 한 번 급등할 순 있지만 곧바로 주식시장 내 유동성이 꺾이고 하면 연초 대비 마이너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연말 대비 내년 초 주가는 소폭의 상승 또는 소폭의 하락 정도 밖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내년엔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며 유동성을 줄일 수밖에 없고,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황이 꺾일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그다지 좋은 요인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요인은? 코스피의 상승세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가장 크게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과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대내적으로는 북핵리스크와 가계부채 문제 등이 꼽혔다. 조용준 센터장은 "미국 시장이 가파르게 올라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다만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좋고 미 정부도 감세 및 인프라 투자 등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어 당장 리스크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오는 3월 새로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취임하면 부의장 포함해 연준 위원들 새로 결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미 금리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밖에 브라질 대통령 선거 등 신흥국 변동성 요인들도 주목해야 할 점검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김영준 센터장도 "미국의 금리인상 및 긴축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면 당연히 글로벌 유동성과 환율 등 글로벌 거시 환경에 영향 줄 것"이라며 "이러한 변수는 연초보다는 내년 2분기 중후반쯤 체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조익재 센터장은 "리스크는 당연히 금리"며 "미국 등 거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거셀 경우 아무래도 주식 시장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부채 문제와 북핵리스크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절대 규모가 많긴 하지만 물론 계속적으로 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경제에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부채의 포트폴리오 나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리스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북핵 리스크 역시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일정 부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주도업종은…반도체 고점 논란은 의견 '분분' 올 한해 코스피 시장을 견인한 반도체를 놓고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축으로 한 반도체와 IT 관련 업종이 내년에도 국내 증시를 이끄는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란 의견이 있는 반면, 더 이상 올해 같은 상승세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쏠림 현상이 있는 것이 국내 증시의 불안 요인"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경고 사인은 발견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지 펀더멘탈에도 큰 이상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최석원 센터장은 "반도체를 둘러싸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데, 여전히 새로운 서비스 위해선 스토리지 수요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제 하에 반도체 및 IT 업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또 정책적 측면에서도 새롭게 육성하는 건 결국 스타트업들이고, 결국 IT와 바이오 기업에 굉장히 많은 투자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여행주, 음식료, 화장품 등의 업종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또 위안화 환율 절상, 달러 절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철강을 포함한 소재 업종, 정책상 유가 상승과 신기술이 겹쳐지는 신재생에너지도 관련 트렌드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준 센터장은 "일단 IT 쪽은 내년에도 시장 평균을 웃도는 이익 성장을 가져갈 것"이라며 "IT 주도의 성장세는 지속된다고 보고, 올해 부진했던 소재나 경기소비재, 산업재들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전포인트"라고 예상했다. 반면 조익재 센터장은 "반도체 가격상승률은 일단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반도체 가격 하락의 속도인데, 상반기에는 그렇게 큰 하락은 없겠지만 하반기에는 상황이 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