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10] 남북정상 판문점 MDL에서 첫 만남 이뤄지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일인 오는 27일 오전 방탄 기능이 탑재된 전용차량을 타고 판문점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 S600으로 알려진 이 차량은 지난 2015년 10월 독일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량은 지난달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당시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은 판문점 북측에 있는 '72시간다리'와 '통일각'을 지나 판문각 앞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부터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생긴다.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판문각 앞 포장도로에서 하차해 남북을 구분하는 MDL을 도보로 넘어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MDL 위에 지어진 건물인 T1과 T2 또는 T2와 T3 사이로 걸어와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잡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MDL을 도보로 넘어올 경우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평화의집까지 도보로 이동하거나, 경호 문제를 고려해 짧은 거리지만 두 정상이 차를 타고 평화의집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문점은 유엔군사령부 관할로 남북 모두 1개 소대 병력만 유지할 수 있고, 중화기는 휴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변 위협 요소가 최대한 제거됐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경호 차원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차량을 타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앞까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의장대 사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주목된다. 의장대 사열은 최상의 예우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방북 때 평양 순안공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방북 때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경우 몇 가지 걸림돌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적국'(敵國)의 최고지도자인 데다가, 전례가 없는 만큼 국내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북한이 선제적으로 적국 국가원수의 의장대 사열을 받긴 했으나, 단순 비교하기에는 정치적으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의장대 사열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열하지 않을 경우 내부적으로 '권위'에 흠집이 날 수 있는데다가, 사열하는 모습을 통해 정상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달 중국 방문에서도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한 바 있다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이 의장대 사열에 관한 접점을 찾는다고 해도 장소가 제한적이다. 판문점은 유엔사 관할이어서 정상급 의전 행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예포 발사 등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외부 공간이 도열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평화의집 또한 내부 공간이 협소해 의장대 사열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오는 18일 판문점에서 북측 통일각에서 경호·의전·보도 후속 실무회담을 개최한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회담 형식의 실무 조율은 마무리하고, 이후 현장 중심의 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상회담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관련해 추가적인 사전 협의가 필요할 경우 후속 고위급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 [email protected] |